성실하고 뚝심 갖고 큰 꿈 꾸고…"새해 소를 닮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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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띠 해 이야기]丑은 12지 중 2번째 자리로 여유 평화 번영 상징

2009년은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다. 소(丑)는 12지 중 2번째 자리로 여유와 평화, 번영을 상징한다. 방위는 북북동, 달은 음력 12월, 시간은 새벽 1~3시를 지키는 방향신(方向神)이며 시간신(時間神)이다.

이는 발톱이 둘로 갈라진 음의 기질에다 참을성이 많고 성질이 유순한 데서 유래했다. 축년과 축일은 60갑자에서 을축-정축-기축-신축-계축 순으로 돈다.

소는 과거 농경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조상들은 소를 단순한 가축을 넘어 식구로 여겼다.

소야말로 논밭을 쟁기질할 때 최상의 노동력을 제공했고 일상에선 유용한 운송수단이었으며 급할 땐 팔아 목돈을 마련하는 비상 금고였기 때문이다.

▲ 이중섭 作 '싸우는 소'.

각종 의례에서도 소는 신성한 제물로 사용됐고, 정월대보름 즈음엔 마을별로 한해 풍년을 기원하는 소놀음굿도 펼쳤다.

여기다 소뿔은 각종 화각공예품으로 제작되고 소가죽은 북 장구 소고 등 악기로 만들어졌으니 시쳇말로 ‘완소(완전소중)했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던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불가에서는 소는 곧 깨달음이며 도(道)이다. 경허스님(1849~1912)의 법어 심우송(尋牛頌)에 잘 표현돼 있다. 이 게송은 소를 매개로 사람이 도를 깨닫는 과정을 노래했다.

소를 찾으러가는 심우로 시작해 소의 발자취를 보는 견적(見跡), 소를 얻는 득우(得牛), 소를 기르는 목우(牧牛), 소 잃고 사람만 남은 망우존인(芒牛存人), 종내 사람과 소 모두 잃는 인우구망(人牛俱忘) 등으로 구성됐다. 진정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지적이다.

어쨌든, 새해엔 도민 모두 소의 대표적인 상징덕목을 가슴에 품고 세상 모진 풍파를 해쳐나가면 어떨까.

우선, 선 채 잠자는 성실과 진실의 대명사로서 소다. 별자리 ‘황소자리’에 얽힌 제우스의 이야기가 좋은 예다. 절세미녀 에로우페(Europe)에게 홀딱 반한 그는 최고 신(神)이란 위세를 버리고 인간에게 친근하고 낮은 존재인 소로 변신해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는다.

다음, 불황이지만 황소만큼 큰 꿈을 꾸자. 황소는 누런 소만이 아니다. 옛 문헌에 황소는 ‘한쇼’로 나오는데 여기서 ‘한’은 ‘큰’이란 뜻의 순우리말. 경기가 어렵다고 아무렴 꿈의 크기까지 줄여서야 희망의 반전은 요원하다.

마지막으로, 소처럼 잘 참아내자. 조선독립을 향한 민족혼(魂)이 깃든 이중섭의 황소를 보라. 비록 깡말라도 누구도 범접 못할 굳센 인상에서 일제강점과 전쟁 상흔을 딛고 반세기만에 번영을 일군 우리 민족의 저력이 오버랩 된다.

그나저나 ‘쇠귀에 경 읽기’란 고질병을 끙끙 앓는 정치권은 어찌할꼬. 국민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이들만큼은 ‘느린 소도 성낼 적 있다’는 말을 유념해야 할 테다. 이미 단단히 뿔난 국민들에게서 ‘쇠뿔도 단김에 빼는’ 엄중 심판을 안 받으려면 말이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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