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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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견해, 주장, 이해 등이 뒤엉킨 복잡한 관계’.

이는 국어사전에서 갈등(葛藤)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말이다.
최근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크고 작은 갈등들이 속출하고 있다.

갈등이라는 단어가 하루라도 언론에 등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무엇이 잘못된 것처럼 착각에 빠질 정도다.

백성들의 평안함을 걱정해야 할 정치권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서로 목청을 돋우고 있으며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교육계 역시 서로 나뉘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기에 바쁘다.

갈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면 흔히 연상되는 지역간, 혹은 세대.계층간 불협화음은 이제 옛말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최근 들어 곳곳에서 표출되는 갖가지 형태의 갈등은 가족간 갈등문제를 등
한시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이혼 건수는 1962건으로 전년도 1721건에 비해 14%(241건) 증가했다.
지난해 이 같은 제주지역 이혼 건수는 10년 전인 1992년 591건과 비교할 때 3.3배 증가한 것이다.

제주지역 이혼건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1116건) 1000건을 넘어선 이후 불과 5년 만에 2000건에 근접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처럼 제주지역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로 부부간 갈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최소 조직체인 가정의 붕괴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건강한 가정이 많을수록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고 든든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선인들은 이를 상징적으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지칭했다.
시경(詩經)에 보면 전장에 나간 한 군인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애달픈 심정을 읊은 ‘격고(擊鼓)’라는 시가 있다.

“둥 둥 둥 북소리가 울리면 나가 싸워야 한다.
고향에 돌아갈 기약은 없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처량한 신세.
정든 고향땅에서 남편의 안녕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아내와의 백년가약이 귓전을 때린다.”
전쟁에 나간 한 군인이 자신의 아내를 생각하면서 읊은 이 시에 나오는 백년가약(百年佳約)은 훗날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영원히 함께 사는 부부의 약속’으로 자리잡게 됐다.

또 후세 사람들은 이처럼 ‘백년가약’을 실천하며 지낸다는 것을 인생살이에서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기도 했다.

가정의 달 5월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결혼 첫날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했던 부부지간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로 갈등을 허물면서 이 5월을 보내는 것도 좋을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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