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란, 복원 따로 훼손 따로
자생란, 복원 따로 훼손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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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환경단체들이 자생란 복원 사업을 벌여온 지가 10여 년이 넘는다. 제주도내 지역별로 구성되어 있는 난동호인 등 환경 관련 단체들은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라산을 비롯, 일출봉.산방산.안덕계곡 등 훼손된 난 자생지와 번식.성장 조건이 알맞은 곳 등을 골라 해마다 자생란 심기운동을 벌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한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활착이 제대로 안 되는 측면도 있지만 그 주된 원인이 일부 관광객 등 몰지각한 인사들의 도채(盜採)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안덕면 산방산만 해도 그렇다. 이곳에는 대정.안덕 2개 읍.면 난 동호회와 환경단체들이 공동으로 10여 년 전부터 4~6월께 새우란.춘란.자란 등 자생란을 꾸준히 심어 왔다.

그러나 이 중 일부는 활착에 실패했고, 나머지는 거의 관광객들이 몰래 캐 가버려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2001년 자생란 복원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던 안덕계곡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곳도 역시 대정.안덕 두 읍.면 난동우회와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춘란.새우란 등 자생란을 다량 심어 놓았는데, 도채꾼들에 의해 흔적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생란 복원사업은 거의가 도내 환경단체들의 봉사활동에 의해 펼쳐져 왔다. 그것도 한두 해가 아니라 이제 10년이 넘는다. 한쪽에서는 이렇게 제주의 자연 자원을 보호.번식시키기 위해 희생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다른 쪽의 일부 이기주의적이요, 염치 없는 관광객과 도채꾼들은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닥치는 대로 캐 가고 있다.

활착이 덜 되는 것도 문제지만, 남이 애써 심어 놓은 것을 몰래 훔쳐 가버리는 몰염치들은 더욱 큰 문제다. 이러니 10년 넘게 펼쳐 온 자생란 복원사업이 성공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우선 이 사업이 효과를 보려면 난동우회 등 환경단체와 행정 및 연구기관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 연구.시험기관은 활착률을 높일 수 있게 기술지원을 해 줘야 하며, 행정기관은 애써 심은 자생란의 생장.번식.보호를 위해 도채꾼 감시.단속 등 사후관리에 협조해 주어야 한다.

자생란 복원에 헌신 봉사해 온 제주도내 자생단체들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도 당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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