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반발 사는 보리 수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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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도내 농민들의 내년산 맥주보리 수매량 확대 요구를 외면해 마늘에 이은 또 다른 반발을 사고 있다.
그동안 감귤산업의 불투명 등으로 도내 농촌에서는 맥주보리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재배면적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근년의 예만 보더라도 2000년 2852㏊였던 맥주보리 재배면적이 2001년도에는 3092㏊로, 다시 올해에는 4710㏊로 크게 증가했다.
아마 내년도 맥주보리 재배 희망 면적은 올해보다 훨씬 늘어날 줄 안다. 특히 중국산 수입으로 마늘농사를 거의 포기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 농민들과 관계 당국은 농림부에 2003년산 맥주보리 수매량을 올해보다 많은 2만t으로 확대해 주도록 정부에 건의했었다. 그러나 농림부는 최근 이러한 건의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도리어 올해 수매량인 1만4742t보다 18.9% 2782t이나 줄어든 1만1960t만을 사들인다고 제주도에 통보해 온 모양이다.
재배면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매물량을 줄이겠다니 농민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그러잖아도 농민들은 마늘 문제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위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내년산 맥주보리 2만t 수매 요구마저 불가하다고 알려 왔다. 감귤-마늘-맥주보리, 어느 것 하나 희망을 걸 농사가 없다. 제주농민의 금융기관 빚이 전국 최고인 이유를 충분히 알 만하다. “제주 농업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농민들의 얘기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맥주보리 계약재배 물량을 훨씬 늘려 희망 농가가 거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마늘 대책의 일환이 될 수가 있다. 물론 우리는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예산 사정도 있을 것이고, 수매한 맥주보리의 재고 처리도 고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IMF 관리체제 극복을 위해서요, 자금 성격이 다르다지만 금융기관과 기업에는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는 특혜를 베풀었다. 금강산 관광 경비 보조를 위해서도 그 많은 국가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맥주보리 수매만은 농민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그것은 빈농(貧農)정책이랄 수밖에 없다. 맥주보리 재고 처리만 해도 그렇다. 남아돌면 북한에 쌀을 보내듯 맥주보리를 보내면 안될 것인가. 정부가 재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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