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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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로 승리를 뜻하는 카이로는 이집트의 수도이자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가장 큰 도시이다. 헤롯왕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 강보에 싸여 나일강을 떠내려온 아기 모세가 빨래하는 여인에 의해 건져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십계’의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엄청나게 오래되고 풍부한 과거와 함께 많은 유적을 소유하고 있는 나라 이집트, 6000년 전 찬란했던 문화는 나일강을 따라서 또는 삭막하기만한 사막 여기저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이집트 국가 전체가 박물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이집트는 펼쳐든 지도책과 오버랩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위성사진의 위력이란! 어쨌든 그 모습은 파란 나일강을 좌우로 해 녹색지대가 형성되어 남북으로 길게 마치 푸른 띠처럼 뻗어 있고 나머지는 모두 황량하기만한 사막지대이다. 이렇게 강폭을 중심으로 해 형성된 푸른 띠의 북쪽 끝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지중해로 흘러 나간다. 이 모양은 종이의 원료인 파피루스라는 식물과 너무 똑같이 생겼는데 이집트인들은 이 닮은 모양을 문명의 발상지의 주인답게 매우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도중 차창 밖의 집들과 건물들이 한결같이 지붕들이 대개는 없거나 완공이 덜된 옥상이 많아서 폭탄 맞은 건물 같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비까지 안 오니까, 그리고 완공 건물은 세금이 많이 부과되니까 편법으로 그렇게 미완성인 채로 놔두고 산다. 집이나 건물의 모양으로 보아 틀림없이 그들의 궁핍함을 읽을 수 있었지만 그들의 인상은 항상 미소 띤 얼굴과 해맑은 편안한 모습이라서 그들 특유의 여유있는 낙천적인 삶의 모습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유네스코 지정 보물 1호인 피라미드를 비롯해서 수많은 유물들이 많지만 해마다 15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고 있는 이집트 박물관을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에 불락 지방에 세워졌는데 현재 전시되고 있는 고미술품들이 발견된 이즈마일리아의 궁전으로 옮겨졌다.
이곳은 타흐리르 광장의 북쪽, 카이로 최대의 버스 터미널이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면 연못에는 이집트의 상징인 파피루스와 하이집트를 대표하는 연꽃이 심어져 있어서 이집트 전체를 상징하고 있다. 107개의 전시실과 1층 거대한 조각상 상층에는 소규모의 조각상과 보석류, 투탄카문왕의 유품 미이라 등 10만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사진실과 넓은 도서관 전시실은 연대기순으로 분류되어 있고 미이라 전시실에는 열한 명의 왕과 왕비의 미이라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유일하게 단 한 점도 도굴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 있는 투탄카문의 황금 마스크를 비롯해 여러 가지 그 시대의 유물들은 가히 압권이다.
역시 대부분 유물들이 무덤 속 수장품들이라서 그런지 인생무상이 느껴지지만 약간은 어두운 박물관에서 밖으로 나오니 카이로의 하늘은 역시 언제나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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