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나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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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좋은 나라 ‘대~한민국’에 왜 오지 않습니까. 김 위원장은 2년 전 김대중 대통령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지요? 그러나 두 해가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어째서입니까.
지난 6월 29일은 2002 한.일 월드컵축구 3~4위전 한국과 터키의 경기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바로 그날, 김 국방위원장 산하의 경비정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한국의 고속정에 선제공격을 가했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남한의 해군 25명이 죽고 다치고 했습니다. 북이 큰소리쳤던 ‘서울 불바다’ 대신 ‘서해 피바다’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이 어떤 것이었는지 북에서도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북의 의도적 도발이 아닌, 우발적 사태일 수도 있다”는 게 이쪽 정부의 얘기였습니다. 이 얼마나 북에 대해 이해심 많고 너그러운 정부입니까. 무골충(無骨蟲)도 건드리면 꿈틀거린다던데 말입니다.
선제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으로 북 경비정을 침몰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북한 미사일이 작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확전을 피하기 위해서라구요. 이 또한 마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닙니다. 남한 일각에서는 한때 서해교전 원인(遠因)의 한 부분이 우리 꽃게잡이 어선 탓이라는 얘기도 들렸습니다.
김 위원장에게 묻습니다. 혹 이러한 남한의 반응에 감격하지는 않았습니까. 아마 감격하다 보니 “침몰된 남한 고속정을 인양할 때 북에 통보하라”고 엇박자를 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좋은 나라 대~한민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도 계속하겠고, 햇볕정책도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선제공격에 대한 군사 보복은 전면전이 우려돼 자제하더라도 확전 우려가 없는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을 비롯한 경제 제재는 가할 법도 하지만 이마저 피하고 있습니다. 느닷없이 영해를 침범당하고 선제공격까지 받았어도 말입니다. 아마도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 뺨을 때리거든 왼 뺨도 내밀어라’하는 성인들의 말씀을 지키는가 봅니다.
미련할 정도로 이토록 좋은 정부가 또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어기는 이유가 뭡니까. 한 번 들르십시오. “금강산 입산료는 총탄이 되지 않고 있다. 서해 선제공격도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는 억지 포장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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