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의 한국 국적 포기 문제, 본인의 대학원 학력 허위 기재 논란, 게다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아들의 의료보험 혜택 논란 등까지 장 서리를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장 서리는 출근 첫 날부터 ‘내각의 수장’으로서의 일보다는 신변 문제를 둘러싼 의혹 등을 진화하느라 힘겨운 하루를 보냈을까.
▲사실 장 서리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또 다른 구설을 불러일으켰다.
스스로 세간의 비판을 초래한 셈이다.
일례로 장 서리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아들 국적과 관련, “내가 그 시절 총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한국 국적 포기를)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언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그 파장이 간단치가 않아 보인다.
지도자로서의 국가관과 도덕성에 의심이 갈 만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드센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이 같은 해명이 위치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꼴이라며 인격적 자질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혹자는 하룻밤을 자고 나면 또 무슨 의혹이 튀어나올지 걱정된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13일부터는 장 서리에 대한 긍정 평가를 접었다. 이달 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서 자질을 강도 높게 추궁할 것임을 공언하고 나서는 등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장 서리의 언행이 국민들한테서 신뢰를 얻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처음부터 의혹 제기에 명쾌하게 해명하고 솔직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앞서 제기된 의혹과 앞으로 제기될 문제가 있다면 국민들 앞에 이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런 뒤 국회 인준과정에 그 판단을 맡기면 될 일이다.
장 서리는 기껏해야 임기 말까지 7개월 시한부 수반인 데다 총체적 난국을 슬기롭게 마무리해야 할 부담만 잔뜩 짊어지고 있다. 여론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장 서리 관련 의혹설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와 행정 경험이 없다는 등의 ‘여성 총리 흔들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지도자의 덕목으로서 제1은 그의 깨끗한 도덕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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