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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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대통령 가운데 케네디와 레이건이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민들에게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케네디는 꿈과 희망으로, 레이건은 신뢰와 성실로 미국을 이끌었다.
그렇다고 케네디가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도, 레이건이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것도 아니었다. 미국인들의 소망인 무계급사회와 경제적 번영, 그리고 억압이 없는 자유로운 정치체제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다 했을 뿐이다.
결국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꿈이 됐다. 저절로 미국 이민이 홍수를 이뤘고, 실제로 많은 이주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했다.
사실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민은 물론 많은 세계인의 가슴에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미국에 가면 잘 살 수 있다’는 경제적 기대만이 아니라 평화와 인권이 보장된 나라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내외 평화.인권주의 노선이 경제적 기대와 맞물려 상승작용을 했던 것이다. 힘을 앞세우면서도 오만하지 않고 우방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대외정책으로 꿈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어떤가. 오직 힘있는 나라로만 인식될 뿐 꿈과 신뢰와 도덕이 무너지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미국의 대외정책을 보노라면 마치 평화와 인권과 경제적 부(富)를 누릴 권리가 자국민들에게만 있고 우방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물론 9.11 테러로 인해 미국이 겪는 고통과 상처는 엄청나다. 하지만 이후 부시 정부는 동맹국들에까지 기분을 상하게 하는 대외정책을 펴고 있다. 숫제 자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이 별 대수냐는 식이다.
마침내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동맹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독주에 대한 반감이 심화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부시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경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비록 늦었지만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일방주의 노선이 강화되면 될수록 아메리칸 드림은 재현되기 어렵다. 덕(德)으로 우방에도 꿈을 주고 인권을 실천하는 미국, 바로 미국의 힘인 것이다. 자꾸만 멀어져 가는 아메리칸 드림, 과연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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