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 눈폭풍 불면 체감온도 '영하 6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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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만년 환경의 타임캡슐...'하얀 사막 하얀 밤' 계속
▲ 쇄빙능력시험을 위해 서남극 바다를 항해 중인 아라온호의 선원들이 29일 오전 잠시 배를 멈추고 평탄빙 위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국내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남극해를 가로질러 서남극의 '남위 74도 46분, 서경 136도 48분' 지점에 위치한 남극대륙 케이프 벅스(Cape Burks)에 도착해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법상 남극해(남극권)는 남위 60도 지점부터다. 지구 육지의 9.2%를 차지하는 남극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원시대륙이다.

남극은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지금이 여름철이다.

일반적으로 남극의 여름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3월부터는 날씨가 급박하게 나빠진다. 남극의 날씨는 겨울에 영하 60도 이하로 떨어질 만큼 혹독스럽지만, 여름철에는 한국의 겨울과 비슷한 기온이어서 눈이 녹는다는 것. 하지만 여름에도 바람이 거세 체감온도는 실제온도보다 10~20도가 낮다.

추위를 빼고 남극에서 가장 두려운 두 가지를 꼽으라면 블리자드(극지 눈폭풍)와 크레바스이다.

'남극의 날씨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극의 날씨는 무척 변덕스럽다. 특히 초속 30~40m의 블리자드가 불어닥치면 체감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떨어진다.

이번에 남극 제2기지 유력 건설후보지인 케이프 벅스 인근에 있는 러시아의 루스카야 폐기지를 둘러봤다. 건물이 특이했다. 바닥에서 일정한 높이의 기둥들을 세워 그 위에 건물을 올려놓았다. 블리자드가 몰아치면 순간 건물이 눈으로 뒤덮일 수도 있기 때문에 고안해 낸 특수공법이다.

남극에서는 블리자드가 몰아치면 모든 외부 일정이 올스톱이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어 바로 옆 건물의 입구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크레바스는 얼음이 갈라진 큰 틈을 말하는데, 그 위에 눈이 얇게 덮여 있기 때문에 '하얀 죽음의 함정'이라고 불린다. 크레바스는 설상차는 물론 화물차까지도 한 입에 삼켜버릴 만큼 공포스러운 존재다.

남극대륙의 만년빙은 매년 내리는 눈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평균 두께가 2천500m에 달한다. 이 빙하층은 최대 42만 년 전까지의 지구환경 변화를 기록한 타임캡슐인 셈이다.보통 100m 두께의 얼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1천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극의 얼음은 제각기 불리는 이름도 다르다. 빙하가 흘러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면서 얕은 바다를 덮고 있는 것이 빙붕이고, 이 빙붕이 깨져 떨어져 나온 게 빙산이다. 유빙은 바닷물이 얼어서 된 것으로, 두께가 2m 정도 되며 바다를 떠다닌다. 남극대륙은 남극해로 둘러싸여 있다. 남극해는 절반 이상이 유빙으로 덮여 있다.

남극대륙을 덮고 있는 얼음은 전 세계 얼음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극지의 얼음이 모두 녹아내려 바다로 흘러간다면 지구 해수면이 60m 정도 상승하면서 재앙이 닥친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이번 남극 항해에서는 남위 62도 해역에서부터 유빙을 접하기 시작했다. 남위 70도를 지나면서 유빙은 무수히 늘어나더니 남위 72도 해역부터는 그야말로 얼음천지를 이루었다. 남위 72도에서 73도를 넘어오는 결빙해역에서는 남극해가 온통 하얀 얼음으로 뒤덮인 진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남극의 여름철은 하루종일 낮만 있고 밤이 없는 백야 현상이 수개월간 지속된다. 백야란 밤에도 태양이 지평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아 하늘이 희미하게 빛나는 현상. 지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생긴다.

이번 남극 항해 기간에 남위 70도 해역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아예 매일매일 낮만 지속되고 있다.

남극은 매우 건조해 연간 강수량이 300~50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남극을 '하얀 사막'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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