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화 교수 "성충모기 월동하고 알까지 낳아"
열대.아열대지방 풍토병인 ‘뎅기열’을 전파시키는 ‘흰줄숲모기’ 유충이 서귀포에서 발견돼 제주가 아열대기후로 진입하는 사례로 꼽히면서 학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뎅기열은 우리나라에 없는 열대병으로, 매개모기 알(유충) 역시 국내 첫 발견이다.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이근화 교수는 “지난해 12월 서귀포 보목동의 물웅덩이에서 뎅기열 모기 유충을 발견했고,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뎅기열 모기 알이 발견된 것은 성충 모기가 겨울에도 죽지 않고 월동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뎅기열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해당 모기의 알은 기온이 14.5도 이하에선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제주가 아열대기후로 진행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뎅기열을 전파시키는 흰줄숲모기가 아열대보다 기온이 조금 더 높은 지역에서 창궐하는 것을 감안해 열대질환을 감시할 거점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뎅기열이 직접 발생했다는 보고가 없었고, 주로 동남아 여행 후 매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채 귀국한 사례가 대부분인 만큼 이에 대한 감시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뎅기열 바이러스를 가진 흰줄숲모기에 물리면 발열, 두통, 근육통이 나타나고 출혈과 순환장애 등 증상이 악화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뎅기열은 지난 1991년부터 4년 동안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휩쓸어 35만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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