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69>겨울의 길목에서 - 개오름
 김승태
 2009-11-24 08:53:10  |   조회: 6613
첨부이미지
겨울은 가을과 봄 사이의 계절로, 24절기에서는 입동(立冬 : 11월 7일경)부터 입춘(立春 : 2월 4일경) 전까지를 말하나, 천문학적으로는 동지(冬至 : 12월 21일)부터 춘분(春分 : 3월 21일)까지를 가리킨다. 기상학에서는 12월~2월을 겨울이라 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겨울의 멋은 눈 내림일 것이다. 제주 지방에는 지난 11월 3일에 때 이른 첫눈(평년보다는 3일, 지난해 보다는 16일 빠름)이 내리더니, 16일 한라산에는 20cm 이상의 폭설까지 기록해 등산객들에게 경이로움을 선물했다고 한다. 기상청의 보도에 의하면, 올 겨울은 이처럼 갑작스레 큰 눈이 내리고 포근하다가도 느닷없이 강풍과 함께 한파가 몰아치는 고약한 겨울 날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기후 이변은 엘리뇨현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겨울의 길목인 11월, 한라산의 폭설을 비웃기나 하듯 개오름 곁의 비치미 등성이에는 여러 그루의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마중하고 있다. 개오름은(狗岳 蓋岳, 표선면 성읍리 2,974번지, 표고 344.7m, 비고 130m) 표선면 성읍2리 버스정류장에서 마을을 가로질러 넓은목장 정문에서 왼쪽으로 2.0km를 가면 기슭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오름의 유래는 대체로 두 가지 설이 있다. 즉, 오름 모양이 개와 같다고 하여 구악(狗岳), 개(蓋 : 밥그릇 뚜껑, 혹은 양산)와 같다고 하여 개악(蓋岳)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북서쪽의 비치미와 이 오름의 사이가 제주시, 서귀포시의 경계이며 남쪽 기슭 아래로는 천미천이 흐르고 있다. 이 오름의 기슭에서 보면 쾌 높게 느껴지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산상이 남북으로 다소 펑퍼짐하게 이어지면서 북쪽의 봉우리가 일차 정상을 이루고 남쪽의 봉우리로 비스듬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르기에는 비고에 비해 쉬운 편이다.

오름의 전사면은 주로 삼나무가 조림되었는데 틈새에는 자연림이 자라나고 있고 남사면 일부에는 소나무가 있다. 오름의 서사면에 골이 야트막하게 패어있을 뿐 굼부리는 없다. 정상부는 50여 평 정도의 넓이로 평평함을 이루고 북쪽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성이에는 2m 이상이나 자란 억새들이 가득 메워져 장관을 연출한다.

이 오름 정상에는 거대한 바위들이 여기저기에 무더기로 박혀 있고 동쪽 등성이에 있는 묘 바로 앞 돌무더기 사이로 자라나는 사스레피나무는 수령이 꽤 오래됨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오름에는 술패랭이, 가시쑥부쟁이, 낭아초, 피뿌리풀 등이 서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기슭에는 목장과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남동쪽으로는 영주산의 웅장함과 그 앞의 드넓은 목장, 북동쪽으로는 좌보미와 백약이의 단아함도 멋스럽거니와 무엇보다도 북서쪽의 비치미와 큰돌리미 너머에 있는 제주 동부 지역 오름군들, 남쪽의 따라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평원은 찾는 이들에게 오름의 멋을 한껏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추워지는 날씨에 움츠려들지 말고 개오름과 비치미를 넘나들면서 초겨울의 제주 정취를 접해봄도 의미있을 것이다.

☞ 엘리뇨 현상 : 남미의 페루연안에서 적도에 이르는 태평양상의 수온이 3∼5년을 주기로 상승, 세계각지에 홍수·가뭄·폭설 등을 몰고 오는 기상이변 현상. 엘리뇨의 발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일단 발생하면 캐나다 같은 북부는 이상난동 현상을, 멕시코만을 비롯한 남동부에는 이상강우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NAVER 경제용어사전에서 옮김
2009-11-24 08:53:10
203.230.162.12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