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제주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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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바람의 섬 제주도가 다시 한번 큰 회오리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주특별자치도’라는 거대한 바람입니다. 이 바람이 제주도의 미래를 어떻게 변모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바다를 평정하듯이 역사는 변화라는 바람을 통하여 문명과 문화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역사조차도 바람처럼 휘몰아치듯 제주도를 바꿔 놓았습니다. 탐라국이 육지에 직접 예속되어 행정구역으로 편제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 중엽인 1105년(숙종 10)부터입니다. 1271년(원종 12)에는 삼별초(三別抄)가 제주도에 웅거하면서 몽골에 마지막까지 항쟁을 벌였으나 1273년에 패한 후 제주도는 원나라의 직할지가 되어 목마장(牧馬場)이 설치되었습니다.

그 후 약 1세기 동안 제주도는 고려와 원나라 사이에 소속이 여러 차례 바뀌는 복잡한 과정을 겪다가 1367년(공민왕 16)에 완전히 고려에 회복되었습니다. 1915년에 도제(島制)를 실시하여 제주도라 했으며, 1946년에 비로소 전라남도에서 분리되어 제주도(濟州道)로 승격하였습니다. 아직도 그 아픔이 치우되지 않고 있는 4·3사태는 1948년에 일어났습니다.

1961년 5.16 군사혁명 이후 박정희 정권이 제주도를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비로소 제 모습이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나마 역사적으로 제주도가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이때부터였지요. 최근에는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으로 지정 받았으며, 지난 7월 27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제주에서 행정구조개편 주민투표가 실시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역사들이 좋든 싫든 바람처럼 펼쳐져왔습니다. 몇 해 전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출범시켰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희망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제자유도시의 틀을 이루는 법과 제도가 글로벌스탠다드를 지향하는 데는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지역형평성이라는 정치적 잣대는 제주도의 잠재력은 물론 지역적 특수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지요.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의 바람’이 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국가적 측면에서도 결국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제논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다시 말하면 제주도를 통해 국지적으로 글로벌경쟁력을 시험하면서 국가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의미는 국내무대에서 세계무대로 바뀌었음을 말합니다. 무대가 바뀌었으면 당연히 테마와 내용이 바뀌어야 하며 새로운 연출능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를테면, 중앙정부가 마련해준 국제무대가 법제도의 차별화라면 제주도는 세계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알찬 내용과 연출력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국내시각 중심에서 국제시각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또다시 국내시장과 아웅다웅 싸우면서 경쟁을 해선 안됩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적인 차별화이지 국내차별화가 아님을 유념해야 합니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른 법제도 개선에 있어서도 이러한 각오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글로벌스탠다드에 걸맞는 법과 제도 그리고 도민들의 열린 세계관이 제주특별자치도의 기본 골격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내년 7월로 잡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격상은 제주도에겐 ‘희망’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쇼크’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무뉘 뿐이었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됩니다. 중앙부처나 다른 지역에서도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 배려와 격려가 뒤따라야 제주도가 살고 한국도 삽니다. 이제부터는 제주도가 국가발전의 동인(動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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