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증후군을 아시나요-뮌하우젠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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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왕/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피부과 교수

40대 남성이 얼굴과 팔의 색소침착을 지우려고 전국 병·의원을 전전하며 3년간 30여 차례에 걸쳐 각종 수술을 받아왔는데 최근 얼굴과 팔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상처가 생겨 내원하였다.

 

다른 병·의원으로부터 색소침착에 대해서는 치료를 그만 받아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대한 강박적 집착은 멈추지 못했다.

 

끝내 얼굴과 팔에 강알칼리성 부식제를 뿌려 스스로 상처를 만든 후 본원에 온 것이다.

 

하지만 환자는 자기 자신에 의한 피부 손상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한군데가 좋아지면 또 다른 부위에 이물질을 집어넣거나 손으로 긁어 상처를 만들어 다시 오곤 했다.

 

30대 여성이 외과에서 수술받은 봉합부위에 자꾸 상처가 생겨 내원했다.

 

알아보니 이 환자는 과거 산부인과, 외과, 성형외과, 비뇨기과 등에서 여러 가지의 다양한 병명으로 수 십여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었으며 수술 부위는 거의 항상 곪거나 괴사가 되는 경과를 보여 왔다. 보호자를 통해 확인해보니 이번에도 큰 병원에 입원을 하기 위해 수술 부위를 반복적으로 손으로 자해한 것이었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자해를 하여 스스로 얻을 이득이 없는데도 무의식적인 내적 욕구와 환자 역할을 성취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의도적으로 신체 혹은 정신적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병이다.

 

여러 병·의원과 여러 전문의를 찾아다니는 편력을 나타내고, 입원·수술· 침습적 검사 및 치료에 대한 중독 증세를 보인다.

 

1951년 Asher가 18세기에 실존했던 독일인 장교였지만 소설‘허풍장이 남작의 모험’에서 허언을 일삼는 인물로 희화화되었던 Baron von Munchausen의 이름을 따서 본 증후군을 최초로 명명했다.

 

이 증후군의 환자들은 특징적으로 신체 증상이 자신에 의해 유발됐음을 인지하면서도 겉으로 부인한다.

 

병변이 치유되거나,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판정되거나, 자신이 병변을 유발했다는 것이 규명될 경우는 의사에 대한 불신을 호소하면서 다른 병원으로 쉽게 옮기는 성향도 보인다.

 

반복되는 입원 과정을 통해 본인의 질병에 대해 많은 지식을 학습하고 의학적 정보를 섭렵하고 있으며, 경계성 인격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서가 불안정하고 강박적이고 회피적이며, 입원시 방문객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발열· 복통·구토·설사·객혈·코피·토혈·부정맥·두통·의식소실·경련·기억감퇴·피부발진 등 무수히 다양하며, 한가지 증상을 집착하기보다는 시간에 따라 증상이 변화한다.

 

피부 증상으로는 외과·성형외과·산부인과적 수술을 받고 난 후 수술 부위에 대한 자해로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궤양, 출혈, 상처벌이짐, 이차 세균감염 등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질환의 원인으로는 어릴 때에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중환으로 여러 번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경력, 부모나 형제와의 이별, 성학대 및 방치 등이 환자 역할을 추구하도록 작용한다. 본 질환의 예방은 불가능하며, 신경정신과적 지지요법이 치료의 핵심이다.

 

본 질환은 약물 중독, 과도한 검사나 처치로 인한 신체적 위해, 자살 시도 등으로 환자 자신, 가족과 의료진에게도 잠재적 위험성을 초래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요구되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신경정신과적 치료가 필수적이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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