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도지사시절 회고를 마무리하며
46. 도지사시절 회고를 마무리하며
  • 강영진 기자
  • 승인 2011.12.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민들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줄 때 가장 행복"
개발 현장 곳곳에 박 대통령 손길 안 닿는 곳 없어
제주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열정 기억해주길 바라

5.16 군정시대 제주도지사로 부임해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겸 대통령 대행을 모시고 제주도민들과 함께 피땀을 쏟으며 도와 제주개발에 매진했던 50년 전의 일을 기억을 더듬으며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한 제주일보에 고마움을 전한다.

 

2011년 1월1일자부터 지난 1년간 제주일보 지면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진 나의 도지사시절의 일은 내 얘기에 앞서 제주도개발의 역사이자 오늘의 발전을 이끌어 온 도민의 삶 그 자체이다.

 

1961년 5월24일부터 1963년 12월25일까지 2년 7개월간의 제주도지사직을 수행한 나는 민정이양후 군으로 원대복귀하고 미수(88세)를 바라보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제주도를 잊은적이 없다.

 

내게 있어 제주도지사직은 너무나 영광스런 자리였기 때문에 제주도지사의 명예에 누가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늘 조심하려 했으나 늘 부족한 마음이어서 회고록도 부끄러울 뿐이다.

 

하지만 오늘의 빛나는 제주도의 발전도 과거 아무것도 없던 시절 제주개발의 열정으로 달려온 도민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부족하지만 50년 전의 일을 풀어놓았다.

 

특히 나와는 미 군정시절 도청 총무국장을 지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선친인 김한준 제주도청 총무국장에 이어 3대에 걸쳐 인연을 맺은 제주일보 김대성 회장과 김대우 사장에게도 각별한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달 말 나와 아내를 제주도로 초청해 도지사 시절 인연을 맺었던 지인들 중 생존해 있는 양치종 전 교육감, 고봉식 전 교육감, 이군보 전 제주도지사, 장시영 원장과 만나 옛일을 나눌 수 있는 기쁨의 시간을 마련해줬다.

 

또 나와 함께 같이 일했던 분들중 이미 작고하신 김한준 도청 총무국장, 최정숙 전 교육감, 문종철 전 제주대학장, 홍종언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영진 대한적십자사제주지사장의 묘소를 내 아내와 함께 찾아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묘소에 누워 계신 그 분들을 직접 마주하니 그분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생생하게 나를 맞아주는 것 같았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나는 마음 놓고 제주도 개발사업을 벌일 수 있었고 그분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큰 과오 없이 도지사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회고록을 연재하면서 내가 염두에 둔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제주도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관심, 배려를 더 잘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5.16도로로 이름 붙여진 한라산 횡단도로의 개설계획은 박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중앙정부의 관료들의 반대에 부딪혀 휴지조각으로 사라질 뻔했던 일이다.

 

중앙정부의 관료들은 일반적인 도로건설 규정을 제주도에 적용하려 했고 나는 제주도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선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제주도의 특수한 사정을 헤아리고 한라산횡단도로 개설공사를 과감하게 결정했던 것이다.

 

단 1m의 포장도로도 없던 제주도에 한라산을 관통하는 산악도로의 개통은 쉽게 시작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라산 횡단도로 공사는 제주도개발의 상징이자 제주도 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지하수개발 역시 제주도민의 삶을 바꾸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4.3이재민 원주지 복귀사업은 5.16군정 출범이후 역점적으로 추진한 국가차원의 사업이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제주개발에 필요한 민간자본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단절됐던 재일동포와 제주도와의 유대를 강화한 일, 제주대학을 국립대학으로 승격시킨 일, 감귤산업을 진흥시킨 일, 제주도를 관광의 메카로 육성한 일 등 박 대통령의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다.

 

하늘나라에 계신 박 대통령께서 제주일보에 연재한 이 회고록을 보고 흐믓해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분의 명복을 빌며 도민과 함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지난번 제주 삼다수 생산 공장 방문에서 짜릿한 감동을 느꼈다.

 

현대화된 삼다수 생산 공장의 규모도 그렇거니와 제주의 지하수가 우리나라의 먹는 샘물 시장을 석권하고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는 소식은 내게는 큰 보람이었다.

 

특히 제주삼다수와 제주감귤을 이용한 감귤쥬스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나는 지금까지 수입오렌지농축액을 이용한 오렌지 쥬스만 있는 줄 알았지 제주감귤쥬스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유통되는 규모가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아쉬움이 더했다.

 

삼다수 공장에서 내게 선물로 보내준 감귤쥬스를 먹어보니 맛이 일품이었다.

 

그래서 나는 삼다수 공장에 부탁해서 60여 박스를 구입해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이성호 전 해군참모총장, 장경순 전 농림부장관 김윤근 최고위원등 지인들에게 선물로 보냈다.

 

제주감귤쥬스를 조금이라도 홍보하기 위해서였는데 내가 보낸 감귤쥬스를 먹은 그분 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모두 맛있다고 내게 전해왔다.

 

내 생각으로는 제주를 떠나 육지부에 살고 있는 제주출신 100여만명이 1상자씩만 구입해서 이웃들에게 선물을 하면 큰 홍보효과가 있을 것 같다.

 

내가 사과를 전 국민들이 즐겨 먹듯이 감귤을 전 국민이 먹을 수 있도록 육성했던 일이 생각나 제주감귤쥬스를 전 국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로 생각해보았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바람 돌 여자가 많은 삼다도로 불려왔는데 그중에서 나는 제주여성들의 강인함과 진취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제주의 여성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능력을 발휘한다면 제주의 발전은 물론 나라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에서 제주출신 여성이 시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장차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진출했으면 한다.

 

도의원은 물론이고 도지사도 제주여성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나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제주출신 여성들이 걸스카웃 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서울에서 지역후원회를 둔 곳은 제주여성들이 유일하다.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됐지만 제주여성들이야말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자랑거리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오래전에 일본에 골프관광을 갔을 때 그들의 관광객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 자세와 태도에 적잖이 놀라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제주도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 일본 못지 않은 품질 높은 관광서비스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서구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안내서비스는 물론이고 이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일부러 나는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하와이와 홍콩이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게된 데는 미국의 태평양함대사령부와 영국함대가 24시간 상주하며 출입항하는 선박들을 안전하게 보호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제패하는 자 세계를 제패하는 법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해양으로 나가야할 이유이다.

 

내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제주도민들이 나를 ‘지사님’하고 불러주고 인사를 할 때이다.

 

도민들이 옛정으로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는 것이 나로서는 가장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다.

 

제주도민 여러분 나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제12대 제주도지사 김영관<끝>
<정리=강영진 기자>yjkang@jeju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광령인 2012-03-18 11:44:41
제주가 고향은 아니나 제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애착을 느껴 제주의 하늘에 정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어 보고 절절히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 전해 오길래 선생님의 뜻에 공감을 표현하고자 이 글을 남김니다. 건강하시고 장수하세요. 그리고 제주사랑의 바램이 창천에 해처럼 아름답게 떠올라 올곧게 펴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