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와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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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을 통틀어 일컫는 포괄적 용어로서, 우리말로 ‘참살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의식주 생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만, 특히 식생활은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다. 굳이 함포고복(含哺鼓腹) 운운하지 않더라도,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데 무턱대고 잘 먹는다고 해서 꼭 건강한 것만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 빈번한 외식, 인스턴트식품의 지나친 섭취 등으로 인한 비만이 오히려 건강한 삶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식성은 반복되는 식생활 습관에 의해 형성되기 마련이다. 기성세대가 즐기는 음식이 젊은이들의 구미에 맞지 않듯이, 젊은층이 자주 접하는 퓨전 요리가 기성세대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구수한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진 세대와 달콤한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진 세대의 입맛이 어찌 같으랴. 훗날 이들의 입에서도 ‘옛날 고향에서 느끼던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탄성이 흘러나올 수 있을까. 풍요 속에서도 향수(鄕愁)가 스멀스멀 피어오름은 무슨 까닭일까.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맞벌이 부부의 증가, 물질적 풍요 등에 따라 우리는 보다 편리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의식주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썩 개운치 않음은 무슨 까닭일까? 사서 입히고 사서 먹이는 사이에 정성과 사랑이 조금씩 식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병술년 새 달력을 걸어놓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입춘이 지나고 제법 봄기운이 느껴진다.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상큼하고 맛깔스런 음식으로 새봄을 맞이해 보자. 올해에는 모두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식사와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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