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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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연말 연초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것이 있다. 일년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정리하기도 하고, 그 해에 다하지 못한 일을 다음 해에 실천하려고 마음에 새기기도 하는 작심삼일(?)이다. 이 때 남을 위한 배려와 거창한 꿈도 있을 수 있고, 반성의 의미가 일년 계획표에 들어가기도 한다. 여기서는 배려에 대한 말을 하고자 한다. 배려한 발품과 말품에 견줄 만하다.

우리는 흔히 발품/다리품을 팔았다고 한다. 이는 세상에 공짜가 없고 노력한 만큼만 얻는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과 노동을 투자하는 눈에 보이는 발품은 인정하지만, ‘말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자신을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 말을 하거나 들어주는 시간은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서양에서는 이런 것을 상담이라 하면서 공식적인 대가를 지불하는데 익숙한 문화이지만, 우리는 낯선 편이다. 그렇다고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대가를 생각하면 정말 대인관계가 깨질 것이다. 말품이란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움직여야 하지만 더불어 입을 놀려서 말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따른다는 말이다. 그래서 세상일이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얻을 게 없다는 뜻이다.

발품과 말품의 효과를 살펴보자. 발은 신체의 일부이고, 말은 신체의 일부를 이용해서 움직여야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품’은 어떤 뜻일까. ‘품을 팔다, 품삯’에서 보듯이 노동의 대가임을 알 수 있다.

‘말품’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말로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지 않으면 남에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남을 위한 일도 내가 그를 위해서 말을 해 주지 않으면 소득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말품 덕택에 하루하루가 윤택해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는 남을 위해서 말품과 발품을 팔아보자. 그러면 12월에 어떤 결과가 기다릴지 설레지 않는가. 남을 위한 일이 곧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한다. 이 품 역시 겉으로는 남을 위한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에게 돌아오는 무형의 재산이다. 무형의 재산은 어느 누구도 손대지 못하는 자신의 힘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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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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