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훼손 왜 못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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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중산간을 보면서 태고적 신비를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관광객일수록 오름을 포근히 감싸안은 광활한 중산간의 푸름에 도취되곤 한다.

도내 중산간이 잘 보전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중산간이 더 훼손된다면 환상(幻想)의 섬 제주의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히고 말 것이다.
지금도 중산간은 몸살을 앓고 있다. 초지를 갈아엎어 농경지를 만드는 정도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곳곳에 관광객 이용 시설물이 들어선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초지를 파헤치고, 건축자재 등 폐기물을 버리거나 불법 매립하는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아스팔트 드럼통과 폐콘크리트를 파묻기도 한다.

보도를 보면 최근에도 목장 용지에서 허가없이 골재를 채취한 사람이 경찰에 적발됐다. 농경지 조성 목적으로 초지전용 허가를 받아 골재를 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경찰에 적발된 환경사범은 모두 101건.132명이나 된다. 작년 같은 기간 97건.118명보다 늘었다. 국제자유도시 건설로 자연환경 보전이 더 강조되고 있는 시점인데 오히려 중산간 훼손 등 환경 피해는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산간을 잃으면 제주 자체를 잃고 만다.’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환경 및 관광적 측면뿐아니라 자원적인 면에서 중산간은 영구 보전대상 1순위나 다름없다.

중산간은 도민들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저장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잖아도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곳곳의 지하수가 폐공되는 등 함유량 고갈 및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초지가 파헤쳐지고 불법 폐기물이 파묻힌 중산간이 맑은 지하수를 생산할 리 없다. 아울러 농업용 건물을 제외한 무분별한 건축 행위도 억제돼야 한다.

솔직히 중산간 보전 행정은 예전만 못한 편이다. 느슨한 관리로 인한 훼손도 적잖을 것으로 생각된다. 골재 채취와 폐기물 투기.매립 외에도 오염 예방대책에 소홀한 축산폐수 처리시설, 그리고 늘어난 골프장들에 의한 농약 피해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의 경쟁력을 원시상태의 중산간과 오름 등 자연환경에서 찾으려고 해야 한다. 중산간이 관광자원이자 도민 젖줄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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