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의 포수마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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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무산 산림안에 있는 산골마을과 화전마을을 내사했던 특별감사반은 다음은 포수마을을 내사하기로 했다. 책임자인 박사원 군관은 신중한 사람이었으며 은밀하게 내사를 했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산사람들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때까지의 내사결과로 포수마을은 무산 산림에 살고있는 모든 마을의 중심이었으며 포수마을의 두령인 장비장군은 사실상 그 광대한 산림을 다스리는 영주였다. 그는 지방 관아의 수령보다도 더 강력했으며 범죄인을 잡아 목을 칠 정도의 힘을 갖고 있었다.

박사원 군관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멀리 포수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바위산 꼭대기에 새로운 은신처를 만들었다. 큰 바위들 틈을 돌과 흙으로 막고 포수마을을 감시할 수 있는 구멍을 뚫어 놓았다. 나뭇가지와 마른풀로 지붕을 덮었고 바위밑을 파내 땅굴로 출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소금장수로 가장한 서영감과 임여인도 포수마을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 아래쪽에 있는 나무꾼마을에는 열서너명쯤 되는 나뭇꾼들이 관아에서 필요한 건물의 용재를 잘라내고 있었으나 불곰이 설치고 있었기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포수마을은 컸다. 마을은 큰 산의 중복 일대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50채가 넘는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중에는 아주 큰집도 있었다. 초가지붕이었으나 50칸이나 될 것 같았고 사랑채 안채 행랑채까지 갖추고 있었으며 넓은 마당도 있었다.

두령 장비장군의 집인 것 같았다.

마을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창이나 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을 어귀에는 대장간이 있었다. 새파란 불빛이 나고 불꽃을 뿜어내고 있었으며 창이나 칼을 든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여러가지 무기들이 만들어지고 화승포까지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았다.

정오께 열서너명쯤되는 사냥꾼들이 마을 앞마당에 모이더니 함께 마을에서 나갔다. 활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창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반반쯤 되었다. 맨 나중에 가는 사람은 화승포를 갖고 있었다.

“사냥하러 나가는 것 같아요.”

강원도 포수 이경학이 말했다. 그들은 마을 동쪽에 있는 산림으로 가고 있었다.

“불곰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 잡목림에서 전날 밤 불곰이 울부짖고 있었다. 아직 겨울잠자리를 찾지 못한 그 식인불곰이었다. 화전마을에서 어린아이를 물고 갔던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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