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주막 손님들(5)
산골 주막 손님들(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명포수와 야수
군수는 주막 앞마당에 지어놓은 멍석방을 토벌대본부로 쓰겠다면서 객실이나 안방은 그대로 쓰라고 말했다. 객들을 받아도 좋다는 말이었다. 군수는 또한 주막에서 식사를 제공해주면 값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군수는 스스로 토벌대의 통제관이 되고 직접 병력을 지휘하는 일은 군관에서 맡겼다. 젊은 군관은 공명심이 강해 의욕적이었다. 군관은 병력을 총동원하여 산을 포위하여 산적과 두목을 토벌하겠다고 말했다.

“산이 저렇게 넓고 험한데 어떻게 포위를 하겠다는 말이오. 그렇게 하면 병력이 분산되어 쉽게 포위망이 뚫릴 위험이 있소. 병력을 몰아 바로 산적들이 숨어있는 산채를 공격하시오.”

군관은 그 명령을 받들겠다면서 출동했다. 혈기왕성한 젊은 군관은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았으나 군수는 신중했다.

군관을 내보낸 다음 군수는 늙은 이방을 불렀다. 3대에 걸쳐 군수들을 모셨던 이방이었다.

군수는 이방의 건의를 받아들여 그 지역에 사는 포수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 지방 포수들은 매년 범 표범 곰등을 한두마리 잡았으며 특히 그 두목은 명포수로 이름이 나 있었다. 그 포수들은 짐승만 잡는 것이 아니고 산길을 오고가는 나그네들을 안내하고 경호하기도 했다. 그리 많지 않은 보수를 받고 그런 일을 해주었는데 포수들의 경호를 받은 나그네들이 맹수의 습격을 받고 다친 일이 없었다. 또한 나그네들이 산적의 습격을 받은 일도 없다는 소문이었다.

그래서 군수는 그들 포수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병력을 총동원하여 산적들의 요새에 쳐들어 갔던 군관이 본부로 돌아왔다. 출전을 할 때와는 달리 군관은 지쳐있었고 불안한 표정이었다. 군관은 보고를 했다.

그 산적들은 예사 산적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험준한 바위산 꼭대기에 요새를 만들어놓고 있었는데 백명이나 되는 토벌대가 고함을 지르면서 쳐들어갔는데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항복을 하라. 항복을 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군관이 고함을 질렀으나 산적들은 경고를 무시했다.

높은 바위 위에서 산적 한명이 우뚝 서 쳐들어오는 토벌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리는 쉰 보(步), 충분히 화살이 닿을 수 있었다. 군관이 활을 쏘았다. 그는 강궁(强弓)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산적은 날아오는 화살을 칼로 쳐내버렸다. 다시 활을 쏘았으나 역시 쳐내버렸다. 산적과 싸우는데 있어 활은 무력했다.

“쳐들어가라. 모두들 쳐들어가.”

군관의 명령으로 토벌대는 산꼭대기로 돌진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