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주막 사람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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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 여인은 보기 드문 미색(美色)이었으며 그 여인을 측실로 삼았던 칠순의 대감은 여인을 지극히 사랑했다. 산적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해서라도 구출할 생각이었다. 칠순영감의 집념이었다.

“군수 나리는 그 대감의 간곡한 분부를 받고 있지. 대감은 지방의 군수 한사람쯤은 영전시킬 수도 있고 파면시킬 수도 있는 분이기 때문에 군수나리가 아주 어렵게 됐어.”

“그렇다면 그 여인을 어떻게 하라는 말씀이지요? 산적두목과 함께 죽여버릴까요? 그렇게 지조가 없는 계집이라면 죽음을 당해도 마땅하지요.”
“천만에, 큰일날 소리. 두목은 죽이더라도 여인은 죽여서는 안돼. 여인은 살려서 데리고 와야 해.”그건 밀명이었다. 아주 어려운 일이었으나 거절할 수 없었다. 이방은 얘기를 끝내고 안방에서 나가는 정포수의 등뒤에다 다짐을 했다.

“산적두목은 잡지 못해도 좋으나 그 여인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구출해야 해.”
주막 마당에서 주모가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고…. 누굴 망치려고 이러나.”
주막 주변에 피비린내가 떠돌고 소란스러웠다. 주변에 모닥불이 피워지고 병사들이 야영을 하고 있었다. 야영장에는 거적에 덮인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병사들은 화살을 만들거나 창날이나 칼을 갈고 있었다. 곰보주모의 아들 부부가 그들에게 주먹밥을 날라 주고 있었는데 병사들은 반찬이나 술을 갖고 오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었기에 병사들은 모닥불에 땔감을 마구 던져넣고 그 옆에 잠자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건 큰 실수였다. 밤이 깊어가고 있을 때 화살이 날아왔다. 산적들이 기습을 했다. 그들은 관군이 엉뚱한 곳에 날린 화살을 되돌려주고 있었다. 화살은 군수가 머물고 있는 멍석방안에까지 날아왔다.

비명소리가 들렸다. 서너명의 병사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죽은 사람은 없었으나 아랫배에 화살이 꽂힌병사도 있었다.

군관의 명령으로 병사들은 얼른 모닥불을 껐으나 그런 어둠속에서는 산적들과 싸울 수 없었다. 산적들은 그렇게 기습을 하고 도망갔으나 병사들은 추위와 공포에 떨면서 밤을 보냈다.

기다렸던 지원군과 보급대는 다음날 새벽에 도착했다. 스무명쯤되는 병사들이 식량과 무기등을 갖고 도착했기 때문에 관군은 병력을 보강하고 산적들에게 2차공격을 하기로 했다.

군관은 이번에는 산적들의 요새 위쪽에 있는 산에 올라가 거기서 내려오면서 요새를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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