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주막 손님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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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첫번째 싸움에서는 토벌대가 참패했으나 두번째는 달랐다. 이번에는 지세가 오히려 토벌대에 유리했다. 토벌대는 높은 산에서 산날을 타고 밑으로 쳐들어갔다. 지원군이 갖고 온 작은 활이 위력을 발휘했다. 작은 활을 빠르게 연달아 쏠 수 있었고 위에서 밑으로 날아가는 화살이 큰 활 못지않게 강했다. 산적들도 거칠게 저항했다. 산적들은 고함을 지르면서 활을 쏘고 있었으나 관군의 병력은 그들의 세배나 되었다. 양측 모두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었으나 토벌대가 우세했다.

토벌대가 요새에 돌입했다. 요새는 넓고 깊은 동굴이었으나 사람이 없었다.

“놈들이 모두 도망갔다.”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는데 그 말대로 산적들은 모두 도망갔다. 산적들은 한꺼번에 소리없이 퇴각했다.

그러나 군관은 추격을 하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세를 잘 알고 있는 산적들을 어둠속에서 추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전과가 있었다. 산적 여섯명이 죽었고 한사람이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토벌대측은 네사람이 죽었고 세사람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중요한 전과는 산적 한명을 사로잡았다는 것이었다. 사로잡힌 포로는 어깨와 팔에 화살이 꽂혀있었으나 목숨에는 지상이 없었다. 군관은 그 포로를 본부가 있는 주막으로 끌고 갔다. 그놈을 조사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군수는 심복인 늙은 이방에게 포로를 조사하도록 했다. 이방은 역시 능숙했다. 그는 우선 포로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바른대로 대답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보장했다. 포로는 사로잡힌 야수처럼 이를 갈고 있었으나 이방은 부드럽게 다루면서 그를 진정시켰다.

“네놈 두목은 어떤 놈이냐?”

“장안에 있는 어느 대감댁의 노비였는데 10여년전에 다른 노비 네명을 데리고 이곳에 와 산적이 되었습니다.”

산적두목은 노비 출신이었는데도 무예가 뛰어났고 한문에도 능통했으며 사람들을 포섭하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습격을 했던 나그네들 중에서 쓸만한 사람이 있으면 부하로 만들었기 때문에 7, 8년전부터 그 수가 서른명이나 되었다는 말이었다.

“네놈 두목에게는 첩이 있느냐?”

“네. 얼마전에 젊은 여인을 납치하여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그 얘기를 더 상세하게 말해 봐라.”

피랍되었을 때 여인은 여섯명의 건장한 남자들을 데리고 있었다. 장안에서부터 데리고 온 병졸 두명과 주막집에서 고용한 안내인 두명 그리고 비단과 인삼 은전 등을 지게에 싣고 나르는 하인 두명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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