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주막 손님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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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곳에는 한양과 함흥을 연결하는 산길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오갔다. 산적으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요지였으며 그래서 산적두목은 10년 가까이 그곳을 근거지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산적두목은 그런 요지를 포기하고 여인만은 지키려고 했다.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이런 고약한 놈.”

군수는 함경도의 산중으로 도망간 산적들을 계속 추격하여 두목을 죽이고 여인을 구출하라고 명령했다.

군수는 이방을 불러 여인을 구출하기로 한 정포수가 뭘하고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는 산적두목과 여인의 발자국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발자국 추적을 잘 하는 포수이며 그가 추적하는 짐승은 절대로 도망가지 못한다는 소문입니다.”

사실 정포수는 산적두목과 여인을 미행하고 있었다. 기회를 보고 여인을 구출하여 데리고 올 생각이었으나 그게 쉽지 않았다. 두목과 산적들이 철저하게 여인을 보호하고 있었다. 두목은 언제나 여인의 옆에 붙어있었고 여인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산적은 길이 험한 곳에서는 여인을 등에 업어주기도 했는데 여인도 그게 싫지않은 듯 등에 딱 달라붙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산중에 들어간 산적들이 그곳에 있는 사냥꾼들의 산막을 습격했다. 포수들은 그곳에 통나무집을 지어놓고 사냥의 기지로 삼고 있었는데 산적들이 그곳을 습격하여 사냥꾼 한사람에게 중상을 입히고 보리와 노루의 사체를 약탈했다.

관군에게 쫓겨 산중에 들어간 산적들은 굶주리고 있었기 때문에 산막에 들어가 잡아놓은 노루와 먹을 것을 요구했다. 그곳에는 두사람의 사냥꾼이 있었는데 그들이 요구를 거절하자 산적들은 그들을 칼등으로 쳐 쓰러뜨렸다. 사냥꾼들중 한사람은 뼈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사냥꾼들이 분격했다. 사냥꾼의 두목인 정포수는 사냥꾼 다섯명을 데리고 산적들과 싸우기로 했다. 사실 정포수는 그동안 산적들과 싸우지 않았다. 총으로 산적들을 쏘아죽일 기회가 있어도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 사냥꾼들과 산적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다는 묵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포수는 그 관례를 지켰다. 그러나 산적들이 그 묵계를 깨고 산막을 습격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포수들이 산적들을 쫓기 시작했고 산적들은 관군과 포수들의 협공을 받게 되었다. 남쪽에서는 관군들이 쳐들어왔고 북쪽에서는 포수들이 덤벼들었다.

적들은 우선 포수들을 치기로 했다. 아무래도 수가 적은 포수들과 싸우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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