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잠겨가는 돌밭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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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배 다섯번째 개인전 ‘잃어버린 사유를 찾아서’
어느 땅에서 산재한 돌. 인류문명 진화의 중심에는 돌이 있었다. 특히 삼다도, 제주에서 돌이란 원형적인 삶이 층층이 투영된 숙명적인 존재다. 제주인들의 혼이 돌에 용해됐다고나 할까.

그런 제주의 돌을 그려온 작가가 있다. 바로 서양화가 문창배씨(34)다.

‘객지의 고된 생활로 인해 잃어버렸던 과거로 인도하는 안내자이자 유년의 기억이 저장된 하나의 생명체다. 제주 역사와 제주인의 삶을 지탱해온 근원적인 상징물이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내포된 영겁의 대상체다.’ 12년간 제주를 떠났다 2004년 2월에 귀향한 문 작가에게 제주의 돌은 이렇게 각인됐다. 자연스레, 돌들은 그의 화면에 하나둘씩 묘파되기 시작했다.

그가 11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잃어버린 사유를 찾아서’라는 주제 아래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작은 총 30여 점으로, 가로 약 7m에 높이 1.6m에 이르는 대작부터 10호짜리 소품까지 작품 크기가 다양하다.

‘시간-이미지’라는 타이틀로 일관된 그의 화면들은 제주의 돌멩이를 소재로, 모노톤의 하이퍼 리얼리즘 형식으로 구현됐다. 중층적인 물질성도, 감각적인 인식의 정체성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차가운 관념만이 관류한다. 돌이라는 물질의 형상만을 화면에 삽입함으로써 소재가 갖는 실존성이 아니라 재편집된 이미지에 의해 허구적 사실성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갯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며 즐겁게 뛰놀던 유년시절이 아른거린다. 작가 역시 고향인 제주시 한두기 해안에서 개발에 밀려 사라져 가는 돌밭을 보며 시간의 흔적을 되짚곤 한다. 아름다운 기억과 함께 문명 속에 잠겨가는 돌밭을 못내 그리워하며….

한편 문 작가는 제10회 미술세계대상전 우수상, 제7회 소사벌미술대전 대상, 2004년과 2005년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소사벌미술대전 초대작가, 제주도미술대전 추천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주미술계의 기대주다.

초대일시 11일 오후 6시. 문의 016-9828-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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