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야외·도심이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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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 구름관중 백호기 결승전 만끽
봄철이면 남녘 제주의 전설로 자리잡은 ‘백호기’는 역시 반가운 축제 무대였다.

제36회 백호기 쟁탈 전도청소년축구대회 마지막날인 지난 29일 제주시종합경기장 주경기장과 애향운동장.

오라벌을 달구며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 그라운드의 12번째 선수들인 응원단의 감동적인 드라마에 모두들 흠뻑 빠져들었다.

첫 돌도 지나지 않은 해맑은 표정의 아기에서부터 칠순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친구와 연인, 가족, 단체 견학한 학생들 모두가 제주 최고의 축구축제에 신명나는 하루를 만끽했다.

이날 ‘백호기’를 즐긴 관람객은 프로축구 K리그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 관중보다 10배 이상 많은 2만여명.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주시종합경기장을 찾은 것은 처음 본다’며 나날이 발전하는 ‘백호기’를 성원했다.

체력이 바닥나 숨이 멎을 듯하면서도 투지를 불태우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뛰어라 뛰어’를 외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슈팅이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할때는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2006 독일 월드컵의 해를 맞아 ‘제주 학생 월드컵’ 지존을 가리는 무대는 도민들의 높은 축구 열기를 보여주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짜내 학교 상징물을 연계해 현란한 카드섹션 등으로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일 때마다 관중들의 눈은 휘둥그래졌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물 ‘백호기’ 매니아들은 물론 새내기 팬들까지 흥겨운 화합의 무대에 넋을 잃었다.

핸드폰을 붙잡은 관중들사이에서는 ‘백호기 경기 보러 왔어. 빨리 와라’는 주문이 잇따르는가 하면 ‘평소 만나지 못했던 동문들의 얼굴을 본다’는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하루만큼은 혼돈스런 정치와 넉넉치 못한 주머니사정 등 온갖 고통으로부터 탈출, 스트레스를 시원스럽게 날려보냈다.

강원석씨(제주시 화북1동)는 “화창한 날씨에 사람들도 많고 재미있는 축제를 즐겼다”며 “전국 어느 곳에서도 맛볼수 없는 ‘백호기’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재학당시 ‘백호기’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강씨는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 경기가 있을 때도 틈이 나면 아내 김인아씨(30)와 10개월된 아들 태호를 데리고 경기장을 찾는다.

‘백호기’를 처음 본다는 양승준 군(남녕고 1)은 “친구가 너무 멋지게 응원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보여줄려고 왔다”고 말했다.

강영주 중문초등학교장은 “승패를 떠나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경기장을 찾았다”며 “이기면 좋고 지더라도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5·31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들도 줄지어 관중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관중들은 이들이 지방선거에서도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며 ‘백호기’처럼 축제의 무대로 장식되기를 기대했다.

도민들은 열띤 명승부를 보고난 뒤 기분좋은 추억을 가슴속에 새긴채 경기장을 떠나면서 내년 다시 화려하게 수놓아질 ‘백호기’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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