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 리움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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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컬렉션을 지향하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한지 일년이 넘어가도록, 관련 일에 종사하면서도 가보지 못하다가 드디어 짬을 내어 다녀왔다. 솔직히 개관 이후 리움이 고수해온 사전예약제와 다소 비싼 관람료에 약간의 반발심 같은 것도 있었다.

아무튼 마음에 없는 일 미적거리다 찾아간 미술관의 첫인상은 명성에 비해 평범해 보였다. 개관부터 유명세를 탄 때문에 기대가 커서인지 겉으로 보이는 건물의 외관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서면서 곧 미술관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절제된 화려함은 리움의 특징으로, 안에서 만나는 우리 미술품들의 미학과 일치했다. 또한 얼마 전 개관한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새로 건립된 국립중앙박물관의 건물은 솔직히 너무 거대해서 위압적인 느낌이다.

물론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은 개념이 약간 다르다. 하나는 박물관이고 하나는 미술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술전시실을 따로 마련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시가 역사를 기반으로 해서 시대 순으로 진행한다. 이에 비해 리움은 전시물도 미술품위주이고 미술품마다의 미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 주제별, 분야별로 전시하고 있었다.

리움의 전시관은 크게 고미술관과 현대미술관으로 구분돼 있었다. 고미술관은 4층부터 원형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관람할 수 있었는데, 4층 고려청자전시실, 3층은 분청사기와 백자전시실, 2층은 고서화전시실, 마지막으로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전시실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게 빈틈없이 계산된 동선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국보급의 수준 높은 미술품이 주는 감흥도 남다르지만 미술품을 돋보이게 하는 최상의 전시환경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대미술관도 마찬가지로 2층부터 1층, 지하로 이어지는 동선을 유지하면서도,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지어진 건물은 고미술관과는 다르게 세련된 현대미를 드러내고 있었다.

먼저 2층에는 우리나라 근·현대 주요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1층에는 동시대에 활동한 유럽과 미국 주요작가들의 작품이 걸려있어서 20세기 국내외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엄청난 가격으로 유명한 영국의 현대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거대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백남준의 비디오설치작품과 요셉보이스가 연주한 피아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 워홀의 먼로 이미지작품 등 현대미술을 대변하는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그렇게, 삼성미술관 리움은 국제적인 미술관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이경은, 서귀포시기당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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