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에 숨이 턱 막히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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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9회>
▲ 대평리의 상징이자 주상절리인 박수기정 절벽 모습. 바가지로 마실 샘물(박수)이 솟는 절벽(기정)이라는 뜻으로 절벽 아래 맑은 용천수가 솟아나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남쪽 해안가 끝자락에 위치한 대평리는 주상절리인 ‘박수기정’과 높이 334m의 군산이 병풍처럼 에워싸면서 배산임수의 형세를 갖추고 있다.

 

기암절벽과 오름에 둘러싸여 다른 마을과 단절된 지형 탓에 1948년 4·3사건의 광풍에도 피해가 없었던 마을로 꼽히고 있다.

 

이 마을은 약 300년 전인 1734년(영조 10년) 양기성이 처음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6년까지 마을명은 ‘난드르’였다. 제주말로 ‘너른 들’이란 뜻으로, 마을에 용왕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오면서 ‘용왕난드르 마을’로 불려왔다.

 

대평리는 1980년 초까지 진입로가 꾸불꾸불한 비포장 비탈길인데다 시외버스는 하루 4회 운행에 불과했고, 도민들조차 잘 모르던 외진 마을이었다.

 

뒤로는 130m 높이의 깎아지른 ‘박수기정’(용천수가 나오는 절벽이란 뜻)이 있고, 앞으로는 형제섬, 송악산, 마라도가 보이는 태평양을 품은 조용했던 마을은 4년 전 올레길(9코스)이 생겨난 후 주목을 받게 됐다.

 

관광객들마다 아름다움에 반했다는 입소문이 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아예 눌러앉아 버렸다.

 

‘화엄경’(1993)으로 대종상 감독상을 거머쥔 장선우 감독은 2005년 이곳에 정착, ‘물고기카페’를 차렸다.

 

현재 264세대 549명 중 약 30%는 외지인이 차지하고 있는데, 세 집 건너 민박 또는 카페가 들어설 정도로 마을 전체가 관광 명소다.

 

2009년 문광부가 공모한 ‘마을미술프로젝트’에서 많은 미술가들은 대평리를 선택했다. 그래서 마을 안길과 포구는 다채로운 미술작품으로 꾸며지면서 ‘아트 올레길’이 탄생하게 됐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다보니 다양한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대평포구에 해녀 공연장을 설치했고, 현직 해녀 13명이 팀을 꾸려 흥겨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2012년 제주해녀공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 상금 3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또 40대부터 60대까지 주민과 외지인 6명이 모여 결성한 마을 밴드가 있다.

 

해녀 공연팀과 마을 밴드는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마다 무대에 서면서 대평리의 여름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파도소리가 넘실대는 마늘밭에선 푸른 잎사귀가 햇살을 머금으며 봄소식을 알리고 있다. 대평리의 주요 소득작물은 마늘이다. 농가의 80%가 마늘을 재배하는 데 면적은 60만㎡에 달한다.

 

2010년 안전행정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당첨돼 마을의 노후 창고를 개조, 마늘 가공·제조시설을 갖춰 놓았다.

 

농산물 직판장에선 마늘과 꿀을 혼합한 ‘마늘꿀탕’과 마늘 엑기스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 현대식 장비를 도입, 흑마늘 가공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특산물로 해풍을 맞고 자란 감귤을 말려 과자처럼 먹을 수 있는 ‘감귤 말랭이’와 꼬들꼬들한 미역도 인기를 끌고 있다.

 

2차 가공품에 대한 생산·판매와 운영을 마을에서 직접 하기 위해 ‘난드르 농업회사법인’이 설립됐다. 이 같은 농산물 직거래로 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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