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오계아 할머니 시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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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에 시를 만나 사랑하는 방에서 남몰래 잉태되고…”
“고희에 시(詩)를 만나/ 사랑하는 방에서/ 남 몰래 잉태되고/ 태어난 늦동이들/ 잘 키워 시집 못 보낸/ 죄책감이 무겁다/ 중략 …/ 후회하는 순간에/ 절로 훌쩍 커 버린/ 비바리들 시집 못 가서/ 환장하는 아우성에/ 다급한 마음을 열고/ 선보일 길 찾아본다”(환장하는 아우성)

“대웅전 단청에서 퍼지는 그윽한 향기/ 삼보가 풀어내는 팔만 사천 법문처럼/ 무량한 번뇌망상에 얽매인 줄 풀린다/ 중략 …/ 아무래도 나로서는 따르지 못할 불연(佛緣)/ 권하는 무소유는 무소유로 흘러가고/ 금하는 탐진치로만 인연이 맺어진다”(산사에서 한 순간)

고희를 훨씬 넘긴 할머니가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다. 오계아 할머니(75 ·제주시 한림읍 귀덕3리)가 제주문인협회에서 실시한 제16회 제주신인문학상 시조부문에서 ‘환장하는 아우성’과 ‘산사에서 한 순간’으로 가작에 입선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환장하는 아우성’은 작가가 고희에 만난 ‘시’와의 사랑을 고백형식으로 노래한 것으로 시와 짝사랑에 빠졌다가 사랑을 나누고, 헤어진 후 다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시에게 한 동안 무심했던 마음과 죄책감을 표현한 것이다.

‘산사에서 한 순간’은 산사를 찾았을 때의 불자의 마음과 산사를 떠났을 때의 불자의 마음을 시어로 그려냈다.

평소 책읽기를 즐기던 오 할머니가 ‘시’ 창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부터 제주시 한림읍 소재 한수풀도서관의 ‘책사랑 모임’회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이다. 올해에는 지난 3월부터 도서관측이 개설한 교육프로그램인 ‘시창작교실’ 심화반 과정을 이수했다.

오 할머니는 등단 소감을 “고맙고 기쁘고 더 잘하라는 지도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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