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i-좋은학교’ 아이좋은 프로그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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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학기부터 획일적인 교육 틀에서 벗어나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외국어와 독서·논술·토론 등 교육과정을 결정해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제주형 자율학교인 ‘i-좋은학교’ 시범학교로 9개교를 선정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초등교는 제북교, 대흘교, 서귀포교, 광양교, 광령교 등 5개교이며 중학교는 남원중, 함덕중, 신엄중 등 3개교, 고교는 세화고 1개교 이다.

이들 학교에 대해선 국어·사회·도덕 등 일부 교과를 제외하고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자율권이 주어진다.

따라서 다른 학교에 비해 원어민 교사 충원을 통한 외국어교육 확대를 비롯해 예체능, 과학, 독서·논술·토론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기존의 교육과정과는 차이가 있다. 이미 올해 예산으로 18억원을 확보하는 등 다소 아쉽지만 실제적인 재정지원책도 마련된 상태이다.

자율학교 운영의 핵심은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도심지 공동화학교 해소와 이농현상 등으로 갈수록 피폐화되는 농촌학교를 살리는 데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후 처음으로 교육청 차원에서 시행하는 일종의 공교육살리기 프로젝트이며 새로운 도전이다.

제주 신교육의 발상지로 오는 5월 도내 학교 역사상 최초로 개교 100주년이 되는 제북교인 경우 1980년에 학생수가 3055명으로 도내에서 최다 규모의 위용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365명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으로 자율학교 지정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물론 동문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전통의 학교도 살리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자율학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유념해야 할 점들도 적지 않다.

우선 초기부터 학교가 종전보다 좋아졌다는 인식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학생들이 선호하고 특기적성을 살려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영어 교육에만 올인(다걸기)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9개교가 자율학교를 신청하면서 밝힌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보면 4개교는 영어를 비롯한 독서·논술, 예체능 등 혼합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한 반면 나머지는 오직 영어만 하겠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영어의 중요성은 클 수 밖에 없다. 네팔 어린이들도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과목은 영어라 한다. 영어를 잘하면 히말라야를 오르는 여행객을 안내하는 세르파가 될 수 있고 시장에서 이들을 상대로 수공예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지식경영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영어 외의 다양한 교육과정도 중요하다.

인력 확보와 재정 부담이 예상되는 원어민교사인 경우 상근성 계약직에 연연할 필요없다. 외부 원어민교사를 시간제로 활용하거나 자율학교끼리 지역단위로 학교군을 구성해 공동으로 채용해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독서·논술과 예체능 등은 외부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면 될 것이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에 보여주기식 행사활동 위주의 전시성 프로그램 운영은 애초부터 포기해야 한다.

학력향상에 소홀해서도 안된다. 학교가 학력을 제대로 갖춘 경쟁력있는 학생을 길러내야 하는 것은 세계 교육계의 흐름이요 화두이다.

가까운 일본이 학생들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 1970년대 중반부터 도입했던 이른바 여유(餘裕)교육(유토리 교육)이 최근에는 학력저하의 주범을 뭇매를 맞고 있는 점은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제주형 자율학교의 성공 여부가 향후 새로운 교육프로젝트 추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교육당국과 해당 학교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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