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스포츠의 봄’ 활짝 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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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겨울을 보낸 탓인지 올해는 꽃샘추위 조차 없이 지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란 어쩔 수 없다. 봄을 맞아 포근하던 날씨가 돌변해 봄 추위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어제(6일)는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는 경칩(驚蟄)이었다. 때마침 매서운 칼바람에 눈발까지,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의 넋나간 표정이 우수꽝스럽게 연상되던 날이었다.

이상하게도 최근 들어서는 학생들의 개학할 시점에 겨울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다. 방학중 안 내리던 눈은 2월 1일 개학을 전후해 폭설로 한꺼번에 내리는가 하면, 춘삼월 꽃샘추위도 새학년 새학기에 맞춰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꽃샘추위를 원망할 수 없다. 이런 시련이 오히려 봄을 더욱 더 찬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내민 새싹이나 나무의 새순은 곱고 곧게 자라날 수 없다. 이를 알고 꽃샘추위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자. 추위와 인고를 견디어 낸 봄은 그래서 아름답다.

이 꽃샘추위가 물러나면 대자연에 완연한 봄빛이 물들고, 겨우내 침잠되어 있던 거리거리엔 활력이 넘칠 것이다.

계절의 생동감 만큼이나 새 봄, 제주를 확 깨우는 게 또 있다. 바로 스포츠이벤트다. 남녁에서 봄소식을 전하듯이 이제 제주는 ‘스포츠의 길목’이 됐다. 겨울잠을 깬 스포츠이벤트가 제주에서 시작돼 그 열기를 전국에 내뿜고 있다.

3월 한달에만 제주에서 모두 12개의 국제 및 전국대회가 잇따라 치러진다. 프로야구와 프로골프를 비롯해서 마라톤, 수영, 궁도, 인라인, 펜싱, 세팍타크로 등 그 종목들도 다양하다. 여기에다 ‘프로축구 제주시대’ 출범 2년째를 맞은 제주 유나이티드 FC가 오는 10일 2007K리그 홈개막전을 갖는다. ‘축구로 하나되는 제주’라는 슬로건을 내 건 제주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새롭게 도약하는 축구단으로서의 면모를 선보이려 하고 있다.

특히 이달말(27일~31일)에는 제주 청소년축구의 대명사인 백호기쟁탈 전도 청소년축구대회가 오라벌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바야흐로 ‘백호기 계절’이 다가온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찬란한 금자탑을 쌓고 있는 ‘백호기’는 단순 경기를 넘어선 도내 최대규모의 스포츠 제전이다. 거기엔 최선을 다해 싸우는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와 감동이, 그들과 하나가 돼 어우러지는 응원단의 혼연일체 정신이 오롯이 배어난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키고, 환호하는 승리자는 겸손함을 잊지 않고, 패배자는 아픔 속에서도 용기를 배우는 산교육장으로 튼실히 뿌리를 내렸다.

이렇 듯 찾아온 ‘스포츠의 봄’을 즐겨보자. 우선은 경기장을 찾는 것이다. 스포츠채널을 통해 보는 유럽 축구나 일본 야구에서 우리가 부러워 하는 건 우선 관람석을 꽉 채운 관중이다. 그들에게 있어 스포츠는 하나의 일상처럼 돼 버렸다. TV로 경기를 보는 것보다 경기장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일년치 입장권을 아예 연초에 다 구입하기도 한다. 관중없는 프로스포츠는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지난 시즌 그런 모습이 아쉽게도 제주에서 전개됐다. 한기가 느껴질 만큼 썰렁한 제주의 홈구장은 ‘스포츠 메카’를 무색케 했다. 우선은 멋진 경기를 선사하고, 관중을 ‘관중님’처럼 모시는 구단측의 소홀함에 문제가 있다. 다행히 올해 입장료를 인하하고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등 ‘관중 모시기’에 최우선 역점을 둔다니 도민들도 이에 화답해야 한다.

스포츠는 각본없는 한 편의 드라마요, 인생의 축소판이라 한다. 둥근 공을 놓고 각축하는 매순간, 경기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한 경기 안에서, 또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 이 봄에 어느 경기장이라도 찾아 따스한 봄햇살 속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승부에 세계에 열광해보자. 스포츠는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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