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이 저절로...이생진 시비공원
시상이 저절로...이생진 시비공원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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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성산포 우뭇개 동산에 들어서
   
▲ ‘그리운 바다 성산포’가 새겨진 이생진 시비.
섬과 섬을 떠돌아온 이생진 시인. 그는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성산포를 여행한 후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제목으로 연작시 81편을 한권의 시집에 모았다.

‘삼백 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술에 취한 바다 중에서).

그는 충남 서산 출신이지만 성산포에 대한 가슴 절절한 인간애와 연민을 가장 잘 노래하면서 ‘성산포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86세의 노령에도 서귀포를 방문, 촉촉이 내리는 비속에서 시를 낭송해 위대한 자연과 인간의 삶에 대해 감성의 물꼬를 틔웠다.

2009년 성산읍 성산리 올레 1코스에 자리잡은 우뭇개 동산에 이생진 시비(詩碑) 공원이 들어서면서 올레꾼들은 시상(詩想)을 떠올리며 시인의 길을 걷고 있다.

성산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주옥같은 시 20편이 대리석에 새겨져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 올레꾼들의 마음을 시로 표현해 담아둘 수 있는 우체통도 마련돼 있다.

해안가로 움푹 들어가 있는 바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우뭇개’ 동산은 드넓은 천연 잔디가 깔린 가운데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 있어 힐링의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뭇개 동쪽으로는 도항선이 오고가는 우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선 우도의 지명유래인 소가 엎드려 있는 형상을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깎아지를 듯 솟아 있는 높이 182m의 성산일출봉 북서쪽 사면을 볼 수 있다. 마치 바다 위 궁전처럼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밑에 있는 우뭇개 해안에선 해녀들의 공연과 물질 시범을 관람할 수 있다. 또 해녀들이 갓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은 최고의 술안주로 꼽히고 있다.

해녀 식당에서 술잔을 들고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면 ‘술에 취한 바다’를 노래했던 시인의 감흥이 절로 나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