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0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제주목관아에서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던 사진 전시회가 일부 반발 여론 등의 영향으로 불허됐다.
13일 간드락소극장에 따르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15일과 16일 제주목관아 일대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의 개인전 ‘야스쿠니’가 거리 전시 형태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 전시는 천황 만세를 외치며 전쟁에 광분하던 자들의 귀신을 모아놓은 일본 야스쿠니를 통해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돌아보고 국가관을 공유하자는 취지라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전쟁을 추앙하고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행동으로 광복을 맞아 제주도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환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광복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 등 보수단체들은 제주도민의 정신적인 뿌리 격인 제주목관아에 야스쿠니 사진들이 전시되는 것은 오히려 역사를 우롱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광복회 제주도지부 관계자는 “광복절에 제주목관아에 야스쿠니 신사와 일장기 사진이 걸리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도민들이 피 흘리며 항일을 외쳤던 곳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물이 버젓이 전시돼선 절대 안 된다”며 “차라리 다른 곳에서 전시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이날 여론 등을 반영해 목관아지 사용 허가를 번복하고 취소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광복절에 목관아에 야스쿠니 신사 사진을 전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 등을 반영해 불허했다”며 “처음 전시를 허가할 땐 내용을 몰랐었다”고 밝혔다.
이에 간드락소극장 관계자는 “전시에 대한 왜곡”이라며 “일본이 군국주의 부활을 예고하는 시점에서 그들의 역사 부정을 살피고 광복의 의미를 되짚는 자리”라고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