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 거주하는 박모씨(34)는 얼마 전 식탁 위에 놓아둔 김밥을 먹었다가 극심한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박씨의 병명은 급성장염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김밥을 밖에 오래 놔둔 것도 아니라서 별 생각 없이 먹었는데 장염에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인데 3~4일 정도 아무것도 먹지 못해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씨(29)도 지난 21일 점심식사로 도시락을 먹은 후 복통 등의 증세를 보여 이날 오후 회사를 조퇴하고 병원을 방문했고, 그 결과 장염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최근 여름철을 맞아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장염 환자 발생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장염이란 섭취한 음식물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장염에 걸릴 경우 우선 설사와 이로 인한 탈수가 일어나기 쉽고 복통과 구토, 미열 등의 증상을 비롯해 심할 경우 근육통과 호흡기계 이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무덥고 습한 여름철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만큼 장염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실제 제주지역 종합병원인 한라병원에 따르면 평소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던 장염 환자가 7월부터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많을 경우 하루 10여 명의 장염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한라병원 관계자는 “장염은 가벼운 통원치료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여름철 탈수 등의 증세와 겹쳐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10세 미만의 소아 장염의 경우 성인에 비해 설사 등으로 인한 탈수 진행이 빨라 신속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은 75도 이상으로 가열 조리해 먹어야 한다”며 “만약 식사 후 복통과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일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