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 미군 주둔 허용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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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의회는 1일 이라크전에 투입될 미군에 대해 자국 영토 사용을 허용하는 안건을 부결 처리했다.

의회는 이날 정부가 제출한 미군 주둔 허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64표, 반대 250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뷜렌트 아린크 의장은 찬성표가 출석의원 과반수에 4표가 부족, 헌법 규정에 따라 부결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터키내 미군 주둔 권리를 확보한 이후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본격화하려던 미국의 계획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터키 정부의 미군 주둔 허용안에는 미군 병력 6만2000명과 전투기 255대, 헬기 65대에 대해 자국 주둔을 허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당초 의회 통과를 낙관하던 압둘라 굴 총리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내각회의를 긴급 소집,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굴 총리는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으면서 "이번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집권 정의발전당(AKP)도 2일 간부회의를 열어 미군 주둔 허용안을 의회에 재상정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결을 예상하고 환영 성명까지 준비했던 미 국무부는 분주히 사태 파악에 나섰으며, 로버트 피어슨 터키 주재 미국 대사는 터키 외무부를 급히 방문했다.

피어슨 대사는 "우리는 우호적인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해 터키 정부로부터 추가적인 정보와 조언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의회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 터키 정부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차관 등 155억달러 규모의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등 터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으로 이라크 공격에 필요한 군사적 조치를 진행해 왔다.

레하 데네메크 AKP 부당수는 "우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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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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