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은 도로 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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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성, 현대법률연구소장·前 수원대 법대학장/논설위원

모든 생활분야에서 막말은 비일비재하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막말이란 함부로 지껄이는 말, 속되게 마구잡이로 하는 말 등으로 설명돼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막말은 쌍소리가 아니더라도 이성을 가진 지성인, 사회지도인의 정상적인 말투라고 할 수 없고, 사회를 혼탁시키기 때문에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정치인들은 이 막말을 촌철살인의 정곡을 찌르는 말과 혼동하는 것 같다. 여하튼 막말은 술 취한 사람이나 몹시 노한 사람이 내뱉는 말이고 보면 정치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의 막말은 자기 품위를 손상시킴은 물론이고 정계에 오물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본다.

이는 정치인을 평가 절하하는 국민층이 정치인들을 하루살이에 속하는 인물로 평가하게 되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면 논리의 비약일까.

한번 방류한 막말은 다시 주어 담지 못하고 기록이 발달된 오늘날에는 오래 남는다. 그래서 막말을 하고 나서 비판이 거세지면 사과를 하고 번복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어쩌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정치인은 이들의 막말과 같은 비판은 부메랑이 돼서 결국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기 바란다.

그런 정도를 잃은 비판이 자기지지 세력을 집결 단결시킨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누가 뭐래도 정치인은 정치패거리의 위치에 있다고 본다.

그들의 의견대립이 막말을 주고받는 정치집단의 싸움으로 비쳐지면 정치는 2류 집단에 소속된 자들이 하는 언행으로 평가된다.

극한의 막말을 상대방이 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보면 막말싸움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싸움하는 방법만 가르쳐준다.

5·16이나 군사쿠데타에 의한 정권탄생이 아닌 민주선거에 의해 정권이 탄생할 때에는 극단적 투쟁이나 막말정치는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정치 양상을 보일 뿐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민주주의 내지 의회주위 및 법치주의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상승하려면 정치인의 언행부터 순화해야 한다. 정치인의 언행이 신사적이 되고 지역감정이라는 정치순환장애의 벽이 무너질 때 우리 민주주의는 정상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내가 잘못 분석하는지 모르나 반대하는 야당의 뚜렷한 대안부재는 막말로 실권을 회복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집권당보다 더 좋은 정강을 제시하여 실행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몇 사람을 중심으로 끼리끼리 놓는 정당 이미지로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지금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은 부패청산과 비리적 관행의 제거를 방해하는 의미가 강하나 그것은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감소시킨다.

대기업이나 사회에서도 기존의 관행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증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제반 문제를 시정하려는 노력을 극단적인 진보주의 내지 좌파로 몰고 가는 것은 ‘북풍’으로 정치 이득을 보려는 낡은 전략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정치인 기타 사회지도층의 막말은 자라는 세대에 나쁜 영향을 줄 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 질서를 혼탁하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 발언하길 바란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반악성의 지양을 위해 언론기관의 취재 대상이 되는 정치인의 언행부터 바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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