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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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

102일은 노인의 날이다.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법정 기념일이다. 과연 그러한가? 장수의 섬, 제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중이다.

속된 말로 제주의 늙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OECD국가 중에서는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란다. 이제 우리에겐 100세 시대는 꿈이 아닌 현실이다. 눈앞에 다가온 100세 시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인생을 위해 삶의 질이 달라질 때 행복감과 연결된다.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인의 인권을 건강과 돌봄, 기본생활, 소득, 고용과 노동, 사회참여, 존엄과 안전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 중 80.9% 는 우리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 된다고 답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 어딜 감히, 뭘 안다고, 왕년에 내가. 개인을 존중해 주지 않은 행동을 보일 때, 청년들은 꼰대질한다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노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 소외돼가고 있는 노인들의 불안과 불만도 존재한다. 노인에 대해 이해하고, 약자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노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더 이상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조언이나 권위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달라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년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노년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손아래 사람들을 위해주라는 뜻이 아닐까. 사랑하고 위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실수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대할 수 있다면, 그것이 존경받는 노년기 인생의 길이라고 믿어봄은 어떨까. 10월의 국화꽃도 꽃이 피었다가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익어가는 것 같은 과정처럼 인간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관념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지혜가 아닐까. 지혜를 갖춘 노년기와 지혜를 갖추지 못한 노년의 차이는 너무나 뚜렷하다. 힘들여서 해야 할 일은 후배에게 물려주고 그 뒤에서 선배다운 지혜를 갖고 도와주자는 것이다. 그래야 성숙된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원로가 있는 사회와 원로가 없는 사회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 갖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유지하거나 넓혀가는 일이다.

늙는 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흐르게 되어 있다. 다만, 사회는 그 늙음을 바라지 않을 뿐이다. 죽기 직전까지 삶에 충실하는게, 바로 나잇값 하는 것이 아니가? 늙어가는 것은 우주가 하는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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