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제 개막작 '텐 텐'의 女감독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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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열 돌을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10일 개막작으로 '텐 텐'을 선보였다. '텐 텐'은 10주년을 기념해 '서울과 여성'을 주제로 영화제 측이 제작한 HD옴니버스 영화.

이 영화에는 한국의 변영주, 이수연, 장희선, 임성민 감독과 독일 울리케 오팅거 감독, 한국계 캐나다인인 헬렌 리 감독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출신이거나 수석프로그래머로 활동하는 등 이 영화제와 밀접한 인연이 있다. 이중 울리케 오팅거 감독과 변영주 감독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내놓았다.

11일 오후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이들 6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혜경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0주년을 맞이해 더욱 적극적으로 여성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영화제가 제작에 좀 더 관심을 가졌다는 것, 저예산 영화로 시작했다는 점, 다른 나라와의 공동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변재란 부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5분의 1이 살고 있는 서울 인구 중 절반인 여성을 좇아가는 서울 탐색기며 뛰어난 연출력과 역량 있는 기획이 만나 서울과 여성, 영화를 논하는 자리"라고 이 영화의 내용을 소개했다.

1977년작 '마담 X'로 명성을 얻은 울리케 오팅거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서울 여성 행복(Seoul Women Happiness)'을 내놓았다. 결혼 제도를 살펴봄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표현한 작품.

"이 제의를 받고 놀랐습니다. 오래 전부터 한국을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를 얻게 됐지요. 3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기획과 제작, 후반작업까지 해야 해 빡빡했지요. 영화의 이미지를 결정하기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결혼산업이 굉장히 크고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국 뉴욕대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한 헬렌 리 감독은 '허즈 앳 래스트'를 선보였다. 이 영화에서 외국에 살다 한국에 막 다시 돌아온 여성과 몽골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최근 한국에서 3년 동안 지내며 쉬었는데 이 제안을 받고 영화에 돌아왔습니다. 전문배우는 한 명도 없고, 대부분 저처럼 고향에 막 돌아왔는데 이질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참여했지요. 이곳에 있으면서 아웃사이더라는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 아마 대부분의 동포들이 이런 느낌을 갖고 있을 겁니다. 다큐멘터리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실제 촬영은 드라마로 이뤄졌지요."
박완서 작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이야기를 담은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을 내놓은 변영주 감독은 "너무 늦게 참여해 나 때문에 개막작이 완성되지 못할 뻔했다"고 웃음을 터뜨린 뒤 "박완서 선생님을 섭외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막상 만났더니 무척 귀엽고 수줍음이 많은 분이었다. 또 서대문에 독립기념관을 짓기 위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째 시나리오 작업만 하고 있어 현장 감각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의미 있고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4인용 식탁'의 이수연 감독은 '꽃미남' 4인방의 수다스러운 희로애락과 엇갈린 관계를 그린 '래빗'을 소개했다.

그는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자유곡만 하다 지정곡을 받은 느낌이었다"면서 "서울,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주어졌는데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해 배우를 먼저 캐스팅한 뒤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닷새 정도 걸려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제작 과정을 들려줬다.

이어 "남자배우들과 일해 보며 사람의 생각의 변화는 참 더디다는 걸 느꼈다. 남녀는 언제나 평행선이라는 쓸쓸한 기분도 들었지만 어쨌든 한 축인 여성이 변하기 때문에 남자도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희선 감독은 서른을 앞둔 큰 체격의 한 여자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맞선을 보면서 겪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담은 '데이트(Blind date)'를 선보였다.

장 감독은 "몇 년 동안 시나리오 작업만 하다 지쳐 있을 때 이 제안을 받아 기뻤다"며 "역시 충무로에 일이 많지 않아 기다리며 지쳐 있던 스태프들도 에너지를 모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뚱뚱한 여자가 주인공이어서 여배우 선택이 쉽지 않았다. 선택의 폭은 좁았지만 좋은 여배우를 찾았다. 상당히 불편한 자리인 맞선에 나선 여자가 그 자리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을 담으려 했으며 그 상황을 유들유들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전체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여성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제 사무국장과 수석프로그래머 출신인 임성민 감독은 '드라이빙 미스 김옥분'을 내놓았다. 중견배우 나문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다른 세대의 두 여자를 한데 모았다.

"삶의 순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뜻밖의 만남으로 삶을 깨닫고 치유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운 좋게 나문희 선생님께서 선뜻 출연해주셔서 연기 앙상블이 좋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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