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팔도명물] 음주 후 해장에 ‘그만’…맛과 영양의 보고
[신팔도명물] 음주 후 해장에 ‘그만’…맛과 영양의 보고
  • 제주일보
  • 승인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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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섬진강 명물 재첩
부드러운 식감·담백한 맛 정평…피로 해소·간 기능 개선 효과
섬진강, 국내 생산량 90% 차지…물 맑고 바다 접해 안성맞춤
2018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서식지 확대·자원 확보 안간힘
어업인들이 속칭 ‘거랭이’를 이용해 바닥에 서식하는 재첩을 긁는 전통 손틀방류어업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손틀방류어업은 가슴까지 올라온 장화를 신고 물 속에 들어가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모래와 펄 속에 숨어 있는 재첩을 잡는 방식이다. <사진=경남 하동군 제공>

한때 하동군 섬진강은 물 반 재첩 반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재첩이 흔했다. 최근 섬진강 상류 댐 건설과 유입 수량 감소 등으로 서식환경이 변화하면서 채취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재첩의 고장은 경남 하동군이다.

재첩의 특징=재첩은 모래가 많은 강바닥에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갱조개라고도 한다. 타원형에 가까운 껍데기 표면에 유난히 광택이 나는 외형적 특징을 갖고 있다.

껍데기를 분리한 진주 빛 속살을 끓는 물에 삶아 국으로 만들거나 회무침으로 먹는다. 비 오는 날 부추와 함께 부침개를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맛은 담백하고 연하다.

뽀얗게 살이 우러난 재첩국에 부추와 파 등을 송송 썰어 넣은 재첩국은 이미 술꾼들 사이에 해장국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08년 한국 통감부가 발간한 한국수산지에 재첩이 유용수산물 106종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을 보면 재첩은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상당히 대중적인 식재료로 활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재첩이 이처럼 유용 수산물로 분류된 것은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과 함께 많은 영양성분이 포함돼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 연구자료들에 따르면 재첩에는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니아신(비타인B3), 탄수화물과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B1, 근 기능 유지와 황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E, 빈혈에 도움이 되는 철분, 면역강화, 성 호르몬 생성 등에 필수적인 아연,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인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통의서인 동의보감도 재첩을 무독(無毒), 명목(明目), 목황(目黃)하다고 적고 있다. 다른 음식과 먹어도 부작용이 없고,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간 기능을 개선 향상시키며 황달을 치유한다는 뜻이다.

하동은 재첩의 보고=경남 부산권에서는 지난 70~80년대까지 현재의 부산광역시(당시 경남 김해시)인 명지 등지에서 재첩이 서식하기는 했지만 개발과 환경 변화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경남에서 재첩이 서식하는 곳은 하동의 섬진강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진강은 물이 맑고 수질 정화기능이 있는 모래톱이 많은데다, 바다와 접한 기수지역이어서 재첩 서식지로는 안성맞춤이다.

현재 섬진강 기수역에서 재첩잡이가 이뤄지는 수역은 140정도다. 여기서 채취되는 규모는 국내 재첩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하동군지역에는 채취한 재첩을 참게와 함께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소만 112개소에 이른다. 즉석에서 판매제조·가공하는 16개를 포함해 가공업체도 69개다.

지난해 이들 업소가 가공한 재첩은 642.3t(45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7월 현재 328t(249200만원)정도다. 하동군청을 기준으로 남해군으로 가는 방면에 있는 재첩특화마을에는 5개의 재첩 전문식당과 1개의 휴게소가 운영되고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 등록된 재첩잡이=재첩은 통상 4월부터 10월까지 채취한다.

가슴까지 올라온 장화를 신고 물 속에 들어가 일명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모래와 펄 속에 숨어 있는 재첩을 잡는 전통 손틀방류어업과 배틀방이라는 도구를 배에 묶어 끌고 다니면서 강바닥에 있는 재첩을 긁어 잡는 형망어업이 동원된다.

하동군에 따르면 현재 섬진강에서 전통 손틀방류어업으로 재첩을 채취하는 규모가 14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형망어업은 23건 정도다. 채취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은 470여 가구, 590여 명으로 파악된다.

손틀어업은 하동과 함께 인근 전남 광양에서도 활용된다. 하동과 광양에서 이뤄지는 이 같은 손틀어업은 지난 20181130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어획물은 물론 관련 어업방식까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으니 재첩은 가히 하동 대표선수라 할 수 있다.

하동군은 재첩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줄어드는 재첩 자원=섬진강 재첩에 마냥 봄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섬진강 상류 댐의 농공업용수 취수에, 광양만 일대 항로 준설 등으로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강물 염분농도가 높아지는 등 서식 환경에 불리한 악재가 밀려드는 상황이다.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섬진교 상류의 섬진강 두곡지구는 1993년 주암댐 건설 이후 유량과 유속이 감소하면서 모래와 흙이 퇴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폐플라스틱까지 쌓이면서 점점 재첩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가뭄 등의 영향으로 재첩의 생육을 방해하는 쇄방사늑조개(일면 우럭조개)가 섬진강 하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럭조개는 생태계 상위 포식자에게 셀레늄을 농축시키고 개펄 플랑크톤도 대량으로 섭취해 다른 물고기나 조개류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유해 해양생물이다.

재첩자원확보 안간힘=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서식지 확대와 채취량 증대를 위해 모두 1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26일부터 34일까지 국도 2호선 섬진강대교 하류에서 우럭조개를 제거했다. 형망어선 40척이 동원된 이번 작업을 통해 58t에 달하는 우럭조개가 제거됐다.

재첩의 자원을 인공적으로 확보하는 종자 방류사업도 꾸준히 전개, 재첩의 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에 걸쳐 모두 9억원을 들여 민관 합동으로 재첩 인공종자생산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011월께부터 치패를 섬진강 유역에 방류할 계획이다.

또 섬진강 하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섬진강 유역생태환경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 활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수질 기본조사, 구간별 생태환경 서식지 및 재첩서석지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염해 실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섬진강 유역 상하류에 수질측정기를 설치해 지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섬진강 생태환경조사·유역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2005년 이후 시행되지 못했던 섬진강의 재첩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재첩 인공종자 생산 기술 확보와 종자방류 및 효과 조사 등을 통해 섬진강 염해 피해로 채취 한계에 직면한 상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섬진강의 명물인 하동 재첩이 하동의 명물로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통방식인 손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에 이어 세계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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