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의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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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부동산과 주식에 관심을 둔 20·30이 늘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엔 무려 34만명이 몰렸다.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다 인원이다. 이는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 무급 휴직과 명예퇴직, 자영업 폐업 등이 늘면서 새로운 삶의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눈에 띄는 것은 청년 지원자의 비중이다. 30대가 29%로 40대(32%)에 이어 가장 많았다.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도 매년 20·30의 젊은 응시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최종 합격자 비율을 연령대별로 봐도 알 수 있다. 20·30세대가 33.6%에 달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이 퇴직 후 노후를 대비하는 ‘중년고시’라는 말도 있지만, 옛말이 되고 있다. 대신에 젊은 층의 취업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개미’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당시 ‘3저 현상(저환율·저금리·저유가)’으로 나라 경제가 잘 굴러가고 주식시장도 활황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때 개미군단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투자자들이 마치 개미 떼 같다며 붙인 이름이다. 이들은 기관 투자자보다 자금력이 떨어졌다. 그래도 숫자가 워낙 많기에 증권회사로선 무시할 수 없었다. 약정 수수료 수입이 짭짤했다.

올해는 ‘동학개미’가 득세했다. 1894년에 일어난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마구 내다 파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에 맞서 이를 부지런히 사들이면서 국내 주가지수 방어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와 더불어 해외 주식에 눈에 돌린 ‘서학개미’도 나타났다. 그 주류는 20~40대 청장년층이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지닌 이들은 전용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해외 직구가 가능하다. 투자 대상은 주로 미국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MAGAT(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테슬라)가 주요 타깃이다.

▲물론 이들의 선택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상식으로 봐선 투자라는 것이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인데 상당수는 대출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로선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각자도생해야 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으고, 빚까지 내면서 투자한다)’로 폄하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그들에게도 계획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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