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3보] 제주 전복 어선 선원 7명 실종…수색·구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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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선체서 생존 반응 있었지만 선체 떠밀려 가 방파제 충돌 파손
투입 가능 인력·장비 총동원…국제 매뉴얼상 골든타임 최대 33시간
전복된 명민호 모습. 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전복된 명민호 모습. 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제주항 인근 해상에서 선원 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이틀째 실종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해경과 해군은 수색팀을 구성해 선원 구조에 나섰지만 악천후로 구조·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원들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7시44분께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한림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접수됐다.

명민호에는 선장 김모씨(55·서울) 등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3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발생 최초 신고는 명민호 인도네시아 선원이 육지에 있는 다른 외국인 선원에게 텔레그램(외국 인터넷 메신저)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뤄졌다. 

메시지를 받은 외국인 선원이 부산광역시 소재 외국인 선원 관리 업체인 마리나교역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이후 부산해양경찰서를 경유해 제주해경청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신고 접수 후 사고 현장에 함정 5척과 헬기 1대를 투입했고, 이날 오후 9시8분께 제주항 북서쪽 1.6㎞ 해상에서 전복돼 있는 명민호를 발견했다.

해군 함정과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선도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해경 구조대원들은 오후 9시21분께 뒤집힌 선체 위로 올라 타 선원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체를 두드렸고, 선체 안에서 생존 반응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경 관계자는 “기관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전복된 선박 선미 쪽 하부 선실 안에 선원 5명(한국 2·인도네시아 3)이 있고, 나머지 2명(한국 2)은 조타실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기관장으로부터 조타실에 있는 선원들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생존자들의 안전을 위해 기관장과 10회 이상 전화 통화를 했다. 또 30분 간격으로 선체를 타격해 생존 신호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은 수차례 걸쳐 선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기상 악화와 어선이 전복되면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 등 각종 장애물로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대원 2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조에 나섰던 고속단정 2척도 침수됐다.

이후 해경은 선박 침몰 방지를 위해 명민호 주변으로 리프트백(배에 부력을 더해주는 공기주머니) 여러 개를 설치했지만,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떠밀린 선체는 결국 제주항 서방파제와 부딪혀 파손됐다.

선원들은 사고 발생 약 8시간 후인 30일 오전 3시13분까지 해경에 생존 신호를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선체가 방파제와 충돌하면서 반파돼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수와 선미 부분 일부만 발견됐다”고 말했다.

해경은 선체 파손으로 선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선원들의 위치가 불투명해지자 제주해경청 소속 전 직원을 동원해 제주항 인근 육·해상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함정 9척과 헬기를 투입해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약 6.1㎞, 남·북 5.9㎞ 해상을 정밀 수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도, 경찰, 소방, 남해어업관리단, 해양수산관리단, 특전사, 해병대 9여단, 해군 SSU 등 935명이 사수포구에서부터 삼양동 해안가까지 육상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해경은 선원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해서는 대사관을 통해 가족들이 연락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초속 12~20m의 강한 바람과 4~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사고 해역 수온은 18~19도로, 국제 매뉴얼상 생존 가능 시간은 최대 33시간이다.

현재 2도 안팎의 기온 속에 초속 15~20의 강풍이 더해지면 수면 위에 떠 있는 사람의 체감 온도는 영하 이하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체온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더 줄어들 수 있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강풍과 너울로 선체 접근이 어려워 선박 예인보다는 인명 수색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선원 가족 11명은 30일 항공기를 타고 제주에 내려왔다. 제주항에 설치된 현장 상황실에 모인 가족들은 선원들이 무사히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한편 명민호는 지난 29일 오후 4시3분께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출항했다.

출·입항 신고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브이패스(V-Pass·어선위치발신장치)로 출항 신고를 해 명민호의 정확한 출항 이유와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제주도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선박이 30t 이상인 경우 풍랑주의보에도 출항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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