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관절통·악성 피부 질환 치료 효과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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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살모사
몸집 크고 용혈독·신경독 있는 ‘까치살모사’ 인기
‘쓸개’는 악창에 좋아…‘독’도 용량 조절 시 유용해

대개 하나의 한약재에 기원이 여러 종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약재 백출(白朮)은 국내에 자생하는 삽주(Atractylodes japonica)의 뿌리도 쓰고 중국에서 자생하는 백출(A. macrocephala)의 뿌리를 쓰기도 한다. 백출이라는 한약재로 쓸 수 있는 식물이 두 종류인 것이다.

하나의 한약재에 기원이 여럿인 이유는 각 개별 식물 종의 자연적 분포에 한계가 있어서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그 지역에 자생하는 유사한 종으로 대체하면서 대등한 효과를 보이면 같은 한약재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중국의 의학이 우리나라로 전래될 때 처음에는 약재도 함께 수입되었다. 중국의 수입약재가 귀하고 비싸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로 대체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고려시대 때부터 태동한 향약(鄕藥)이다.

살모사 중 몸집이 가장 큰 까치살모사.
살모사 중 몸집이 가장 큰 까치살모사.

조선시대에서는 향약 중 성미(性味)가 분명하지 않은 약재들을 검증하는 작업들이 많이 이루어진다. 특히 세종은 노중례(盧重禮) 등으로 하여금 직접 중국에 가서 당시 논란이 있는 향약들을 현지 약재와 비교해서 효능이 어떤지 검증하게 하였다. 이때에 합격한 10가지 약재 중의 하나가 백화사(白花蛇)이다.

백화사의 향약 명은 문헌에 의하면 ‘산무애뱀’이다. 백화사의 기원인 오보사(五步蛇)는 중국 기주(蘄州) 지방에서 서식하는 살모사로 우리나라에는 나지 않는다. 이 산무애뱀을 백화사의 기원으로 삼은 이후로는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토산 백화사를 생산해 내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산무애뱀은 점차 존재가 잊혀지고 오늘날 어떤 뱀인지 조차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뱀은 14종으로 이 중 맹독성 독사는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3가지이다. 이 3가지 독사 중에 하나가 산무애뱀일 것이다.

한약재 백화사.
한약재 백화사.

살모사나 쇠살모사가 들이나 야산에 서식하는 것과 달리 까치살모사는 깊은 산 속에 산다. 산무애뱀의 ‘산’자는 아마도 산에서 많이 난다는 의미가 아닐까. 향약집성방에 의하면 ‘白質黑紋’이라 하여 ‘흰바탕에 검은색 무늬를 띈다’고 하였으니 형태상으로도 유사하다. 그 외에도 많은 연관성이 산무애뱀이 곧 까치살모사임을 확신하게 한다.

불행히, 현재 대한약전의 백화사 기원에는 중국의 오보사만 등재되어 있다. 백화사를 약재로 쓰려면 중국에서 수입해서 써야만 하는 것이다. 쓰임을 등한시한 사이 조선시대 이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 셈이다.

제주한의약연구원에서 제주의 한약재 독자원을 특화로 연구한다고 한다. 지식 집약적이면서 작은 양으로 크게 쓰일 수 있는 소재가 독자원이다. 제주에서 자생하는 쇠살모사는 육지의 쇠살모사와 여러 모로 다르고 독립종으로 구분되는 쓰시마 섬의 살모사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향약 산무애뱀의 복원 노력과 함께 제주의 쇠살모사도 심층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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