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다가 6·25전쟁에 참전한 뒤 행방불명된 전사자가 71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 양구서 2017년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 가운데 고 강성기 일병과 윤덕용 일병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고 강성기 일병은 1933년 12월 23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에서 4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고, 초등학교 졸업 후 어부로 생활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고인은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백석산 전투(1951년 8월 18일~10월 1일)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석산 지역은 6·25전쟁 기간 중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됐던 대표적인 동부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강 일병의 신원은 유가족이 인근 보건소를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함에 따라 확인할 수 있었다.
발굴 당시 강 일병 유해와 함께 M1탄·탄피, 멜빵 고리 등 유품 일부도 발견됐다.
강 일병의 남동생 강성남씨(71)는 “형님이 생전에 내가 막내라고 많이 아껴줬고, 제주도에 땅과 집을 마련해준 뒤 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현충원으로 모실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 일병과 함께 신원이 확인된 고 윤덕용 일병은 1924년 9월 19일 경기도 파주시 와석면에서 태어나 1944년 배우자를 만난 뒤 가정을 이뤘다.
이후 5년 만에 귀한 아들이 태어났지만,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1950년 6·25전쟁에 참전했다.
윤 일병 역시 강 일병과 함께 백석산 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달 말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거행하고 이들 전사자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가족 유전자 시료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사자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전화 1577-5625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