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한 번 더 관심 가져야할 ‘다낭성 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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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신장내과 과장 문신항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도내에 급증해서 가족들과 식사 자리 한 번 가지기도 조심스러운 가정의 달 보내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가족들끼리 모이면 신기하게도 생김새나 입맛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도 비슷하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신장 질환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다낭성 신질환이 유전되는 질환인데요. 쉽게 말해 신장에 낭종이 많이 생겨나는 질환입니다. 액체나, 반고체의 내용물이 들어있는 주머니 모양의 혹을 낭종이라고 하는데, 낭종이 생겨 정상적인 신장 조직을 대체하면서 신장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기능은 점차 떨어지게 됩니다. 다낭성 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10명 중 7명에서 65세 이전에 신부전증이 나타나고, 결국은 투석이나 신장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다낭성신질환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이 되는데, 부모님 중에 한 분만 질환을 가지고 있어도, 성별에 관계없이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발병이 된다는 뜻입니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폴리시스틴이라고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로 PKD라고 합니다. 이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받았다면 병에 걸리는 것이고, 받지 않았다면 걸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유전자를 받아도 대부분 20~30대 이후에야 낭종이 명확히 나타나고 40대까지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전혀 모르고 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발견을 했다면 부모님이나 자녀들까지 함께 다낭성 신질환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신장은 기능이 상당히 저하될 때까지 인지할 수 있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장기지만, 다낭성 신질환이 진행돼서 낭종이 이미 많이 생기고 신장 크기가 커졌다면, 주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부에서 불분명한 불편함이나 등 아래쪽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낭종이 충격에 의해 터지게 되면 혈뇨가 나오기도 합니다. 2년 마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국가건강검진에도 콩팥 기능과 단백뇨 검사가 포함돼 있으므로, 이 검진을 빼놓지 말고 잘 받고, 필요한 경우 초음파 검사나 CT촬영을 통해 신장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낭성 신질환은 원인이 유전이므로 예방도 어렵습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서 신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고혈압이 신장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관리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톨밥탄이라는 성분의 치료제가 승인을 받아서 국내에서도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고,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의 부담이 줄었습니다. 톨밥탄이 다낭성 신질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신장이 커지고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를 늦춰 주는 약입니다. 모든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사구체 여과율을 포함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방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다낭성 신질환에 쓸 수 있는 방법이 특별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신장이 나빠지는 것을 지연시켜주는 약제도 나왔고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낭성 신질환은 평생 함께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잘 관리하다 보면 10, 20년 뒤에는 더 우수한 약제나 치료법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서 신장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면, 후에 발전된 기술로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포기하지 말고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원인 모를 복부나 허리 통증, 불편감, 혈뇨 등의 증상이 있었던 분들은 꼭 병원을 가보시기 바랍니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질환까지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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