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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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칼럼니스트

최근 들어 소방차와 구급차의 사이렌소리가 자주 들린다. 그때마다 걱정스럽기도 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복잡한 사회구조와 삶의 다변화로 인해, 예전과 달리 사건·사고가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가정(假定)적 생각이 큰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다. 그러기에 늘 안전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요즘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나라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정도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고질적 병폐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이 화를 자초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사고가 나서도 한두 달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법은 있으나 재대로 지켜지지 않고, 처벌도 솜방망이 식이다. 법을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법과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달 광주광역시에서 5층 건물 철거 공사 중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지나가던 버스를 덮치는 일이 있었다. 이는 안전규정과 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일을 하다 사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또한 열악한 근무환경과 현장 관리 소홀, 안전불감증, 전반적인 관리 부실이라는 산업현장의 고질적인 병폐가 원인이라고 한다. 인재가 불러온 전형적인 참사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자동차가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동수단으로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집은 없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한다는 말까지 생겼다. 자동차는 사람들에게 이기(利器)임에는 틀림없으나, 자동차 사고로 많은 생명을 잃기도 한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안전하게 운전하면 득이 될 수 있지만, 잘못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운전자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휴대폰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오늘날 휴대폰은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생활필수품이다. 휴대폰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유익한 휴대폰도 잘못 사용하면 해가 될 수 있다. 휴대폰을 사용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전화금융사기와 같은 범죄 수단으로 악용돼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휴대폰을 사용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편리하고 유익한 것은 맞지만, 사용하기 나름 아닐까.

이렇듯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것 같지만, 사실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이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매사에 불의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늘 대비를 해야 한다.

안전불감증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은 기본과 원칙을 잘 지키는 길밖에 없다. 그래야 우리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보장받을 수가 있다. 나의 안전이 우리 모두의 안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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