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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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어느 날 죽음이 현실로 다가선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경험하지 못한 낯선 두려움은 공포 그 이상이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른 세상이 존재할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사실이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자 바람이다. 조금 더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자책은 끝내 원망이요 미움을 용서 못 한 이기심은 아픈 상처이다. 회한과 절망에 빠질 즈음 반가운 만남은 돌아가신 어머니, 남편이나 아내의 모습이다. 보고 싶던 얼굴이었기에 마냥 기쁘고 안심해도 좋다는 대답을 귀로 들을 수 있다. 남아있는 식구들과 짧은 이별 인사는 형식에 불과하다. 늙고 초라했던 몸은 최고의 전성기로 변한 나와 마주 할 수 있다. 마치 구름에 떠 있다는 착각은 잠시 익숙한 공간에서 지난 삶에 잘잘못을 따져야 한다.

지인의 부탁은 배다른 형의 천도재다. 한 지붕 두 가족 불편한 동거였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과 상관없이 아끼고 챙겨주었단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단다. 가끔 힘들고 어려울 때 꺼내 보는 추억이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통에 기억에서조차 지워지고 있었는데 요즘 꿈에 보인단다. 제사도 변변히 참석을 못 해 죄송스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형제의 정을 나누고 싶단다. 번거로운 절차 따위는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니 엉뚱하게도 의뢰인의 전생이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도 서자이다. 출셋길이 막히니 울분의 화를 가슴으로 쳐야 하며 질투심과 못난 행동을 만들어냈다. 죽마고우 벗을 밀고 해 중죄인을 만들어 극형에 처하게 했다. 잠시 출세와 명예를 얻었지만, 배신자라는 낙인은 평생 꼬리처럼 달아야 했다. 이게 무슨 조화일까 들여다보니 지금의 동업자가 그때 그 친구이다. 또다시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그대로가 재현될 것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해야 했다. 늦지 않은 후회로 모든 것을 넘겨주고 속죄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라고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자식으로까지 이어지는 불행을 겪을 거라고, 당장 손실은 크게 웃을 수 있는 반전이 될 거라 하니 역정보다 고맙다 손을 잡아냈다. 사업을 떠나 괜히 불안했고 뭔가에 쫓기듯 불안했는데 원인을 알았단다. 오늘이라도 마음을 편히 하겠단다.

형님의 등장은 사랑 그 자체였고 어떡하면 이런 불행을 막아낼까 하는 최고의 방법이었고 못난 이기심이 얼마나 부질없느냐를 일깨워주기 위한 노력이었다. 정해진 원칙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착한 일을 했다는 스스로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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