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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지금 살아가는 모습을 되짚어 보면 전생과 오십보백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역할에 대한 중요성보다는 숙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조선시대 천한 계급으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었지만 임금의 신을 만들어 세상 한가운데 이름을 알리기도 하고 가축을 도살해주는 대가로 호구지책을 했어도 나누는 인심으로 굶주렸던 이들에게 사람 좋다 소리를 들었다면 그들만의 즐거움이다.

이러한 경우는 사실이고 현생에서 어떤이는 수제화 전문가로 거듭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

며 가난했지만 진정한 행복을 알았던 백정 부부는 서로에 대한 애틋함으로 전생의 인연을 이

어 비싼 값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곱창집 주인 내외가 됐다.

전통 명절인 설이 되면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새해 운세를 점쳐주는 행사가 있다.

사전에 광고가 나가기도 하지만 누구라도 부담 없이 묻고 답해준다. 꽤나 오래 하고 있어 얼

굴 익은 분도 있고 작년에 일러준대로 집안에 경사가 있었다며 찾아와 주기도 한다.

장소도 그렇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렇다 아니다 짧은 대화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성의가 부족하거나 장사 속은 아니다. 다만 부연 설명이 조금 부족할 뿐 알고 싶은

내용은 그대로 전달된다.

중간 차례쯤 중년 부부가 앉았는데 낯선 상황의 불편함 때문인지 어색한 표정이다.

남편분은 교장 선생님이고 사모님은 약사시네요 했더니 어찌 알았냐는 표정이다.

자녀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네요 했더니 이내 호들갑이다.

딸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단다. 공부를 잘해 안심했는데 이번이 3번째 도전이란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남 이야기는 금기라 했더니 근처에 있던 딸을 불러왔다.

왜 이 시험을 치느냐 하니 전공이고 아버지의 뜻이란다.

미안하지만 일찌감치 포기하고 방향 전환을 해서 다른 시험에 대비하라,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했더니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다가 일어났다.

자다가 무슨 홍 두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나 하는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한참 후 합격소식을 전하면서 고마움의 빚을 갚겠다는 전화는 보람이자 뿌듯함이다.

타고 나온 운명은 임용고시가 아닌 외무고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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