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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뜻하지 않는 도움이나 행운이 있었다면 아침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지하철 역에서 맹인의 팔을 잡고 길을 안내해줬거나 노인의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줬다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돕자 하는 순수한 의도는 사랑을 만들어내고 고맙다는 인사는 하늘복을 쌓아간다. 흔히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 제일 먼저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보겠다고 한다. 기도는 외상이 없고 주고 받는 거래는 더더욱 아니다. 신은 이런 목소리에 가증스럽다 핀잔을 줄 것이고 대답 없는 메아리는 바람에 쓸려간다.

지금 이 순간 힘겨운 표정에 누군가가 보인다면 그가 천사임을 알아내자.

골목 모퉁이에서 작은 빵가게를 운영하는 이는 장애인이다. 외양은 혀 차는 애틋함이지만 강하고 부드러운 심성을 지니고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땀 흘리며 줄 수 있음에 감사함을 가진다. 부인은 이방인인데 천생연분이요 이쁘게 살아가는 모습은 매 순간 감동이다. 거짓 없는 웃음에 반해 자주 들렀는데 며칠 안색이 불편해 보여 이유를 물으니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에 참석 할 수 없는 처지라며 울음이다.

남편은 지금이라도 다녀오라고 어눌한 말투로 재촉하지만 오고 가는 시간에 여러모로 힘든

형편이다.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이 또한 인연법이고 먼 나라 시집살이 딸 걱정에 노심초사했을 영혼도 달래줄 겸 작고 소박한 의식을 치르기로 했다.

슬픔이었던 시작은 행복하단 기쁨으로 변하고 숙제를 마친 평온함이다.

그들만의 대화는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아도 산 자와 죽은 자가 아닌 부모와 자식 그대로다.

길어지는 당부는 뭔가 도움을 준다는 표시였기에 내심 잘했다 싶은 마무리를 해주었다.

그 덕분인지 우연한 계기에 맛집으로 소문이 나더니 손님 끊이지 않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겹치는 경사는 오랜 세월 병치레를 하고 있던 시아버지가 언제 그랬냐 털고 일어나 장사를 돕고 있단다. 이런저런 유혹에 충분히 욕심을 부릴 수 있지만 지금에 만족한다는 한결같음은 무용담이다. 독학으로 배운 솜씨는 대가 없이 전해주며 몰래하는 선행은 아름다운 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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