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도서관 보며 키운 대한민국 최고의 도서관 전문가 꿈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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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희 국회도서관 정보봉사국장...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 국회의 디지털 혁신 주도 자부심
늦깎이 입법고시 도전 후 기획담당관, 총무담당관, 정보관리국장 등 맡아 전문 업무 역량 갖춰
‘지식과 정보가 나비처럼 자유로운 세상’ 지향...지식 정보와 데이터 인프라 확충 강조
제주 출신인 현은희 국회도서관 정보봉사국장이 국회도서관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제주 출신인 현은희 국회도서관 정보봉사국장이 국회도서관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도서관은 저마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공간이고,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서관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현은희 국회도서관 정보봉사국장(55·이사관)1985년 연세대 도서관학과(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면접 당시 지원 동기를 묻는 교수의 질문에 밝힌 소망이다.

지금도 도서관에 대해 나를 꿈꾸게 하고, 나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영화 라라랜드의 주인공(미아)이 미래의 꿈을 꾼 곳도 동네의 공공도서관었다고 전한다. 전국의 그 어떤 도서관에서라도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도서관 전문가의 꿈

현은희 국장은 1966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서 태어났다. 함덕초등학교에서 2학년까지 다니다 가족들이 이사하면서 제주남교로 전학한 후 제주중앙여중, 신성여고를 졸업했다.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아버지 현명력 선생이었다. 현명력씨는 원예전문가이면서 4개 농업고등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은 교육자였다. 제주일보(당시 제주신문) 196246일 자와 1990726일자에 서울서 대학 졸업 후 고향 발전을 위해 농촌계몽과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고 소개되기도 했다.

현 국장이 대학 입학을 고민하던 중 제주시 사라봉에 건립된 최첨단 시설의 우당도서관이 눈에 들어왔다. 부모님은 도서관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진학을 지원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대학을 보내면서 가지셨던 소망은 졸업 후에 우당도서관으로 와서 가까운 곳에서 함께 사는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제주도 공무원으로 봉직한 현덕준(61), 현금희(59), 현덕규 변호사(57), 현덕수 YTN 글로벌센터장(52)이 형제자매들이다.

늦깎이 입법고시 도전

대학 졸업 후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제주 출신 현경대 국회의원의 7급 비서로 일했다. 당시 여야 정치인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는 국회도서관을 통해 정보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환상적으로 느껴졌다. 결혼과 함께 모든 자리를 내놓고 입법고시 준비에 매달렸고, 200016기로 합격했다.

현은희 국장이 2010년 남편인 김만수 부천시장 취임식 당시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은희 국장이 2010년 남편인 김만수 부천시장 취임식 당시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에 앞서 1985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후 학교방송국(YBS) 기자로 당시 학생운동을 하는 시위 현장을 취재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보다는 동료 학생들에 대한 연대의식에 집회에 참가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던 중 후배 이한열 학우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상황을 보면서 총학생회 일을 돕게 되었다. 당시 총부학생회장이었고, 지금은 남편이 된 김만수 선배의 적극적인 권유로 1989년 총여학생회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남편 김만수씨(57)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부천시장을 역임했다.

새 둥지 튼 국회도서관

국회도서관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기획담당관, 총무담당관, 정보관리국장 등을 두루 경험하고 전문적인 업무 역량을 갖추게 된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2012년 기획담당관으로 국회도서관 개관 6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국제심포지엄, 각종 전시회, 플래쉬몹, 타임캡슐 매립 행사를 기획했고, 부천시의 협력으로 부천필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개최했다. 문화기관으로서 국회도서관의 위상을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IFLA(국제도서관협회연맹)라는 전세계 150개국, 1700여 개 도서관의 국제네트워크 활동에서 의회 분과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IFLA에서는 전세계인의 문화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08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의회도서관 분과회의에서 상임위원으로 선발, 디지털 정보서비스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국제협력 관계를 확인했다.

2019년 박사학위를 공부하면서 빅데이터, 새로운 깨달음의 시대라는 책을 번역하여 냈는데, 이 책이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대에 도서관, 정보관리 전문가들에게 패러다임의 변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작년부터 국회도서관은 ‘AI와 국회포럼을 매달 열면서 1, 2차 포럼에서 발표와 토론을 맡아 국회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한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현은희 국장이 2008년 이탈리아에서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의회도서관 분과회의에서 상임위원으로 선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은희 국장이 2008년 이탈리아에서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의회도서관 분과회의에서 상임위원으로 선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의 역할

현 국장은 국회도서관의 미션에 대해 세계의 지식 정보를 수집해 국회와 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의회민주주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인류의 지적 문화유산을 보존하여 후세에 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도서관은 6·25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22, 전시수도 부산에서 단 한명의 직원과 3000여 권의 책으로 문을 열었다. 20218월 현재 직원은 362, 장서 730만책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국회전자도서관을 구축해 국내 최대 규모의 원문 데이터베이스 약 33000만 면을 제공하고 있고, 작년 한해 조회 수가 5000만 건에 달한다. 전자도서관 원문 데이터베이스는 전국의 도서관 및 정보관련 기관들과 협정을 통해서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협정을 체결한 전국 5000여 개 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학술정보의 국가망을 완성했다.

국회도서관의 비전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이다. 국가적으로도 디지털 뉴딜을 선포하고 디지털 집현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지식 정보를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미래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입법·학술 ·정책정보 등 디지털 정보에 대한 큐레이션을 통해 지식 정보에 대한 공평하고 효율적 접근을 보장하고, 전체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현 국장은 “‘지식과 정보가 나비처럼 자유로운 세상을 지향해 모든 장벽과 국경을 넘어 학문과 연구, 정보와 데이터가 오픈액세스 될 수 있도록 지식 정보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확충하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작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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