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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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조시인

산지천에 늦가을 어둠이 짙게 깔리자 이제 곧 점등하겠습니다. 다 같이 따라 합시다.” ‘건강·행복·소원성취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각양각색의 등이 환하게 불을 밝혔다. 환호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어둠을 깬다. 특히 산지교 아치형 난간 위엔 수많은 오색등이 불빛을 내뿜고 있다. 장관이다. 황홀함과 멋스러움에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지난 13일부터 3일간 유서 깊은 산지천 산지교 남쪽 광장을 중심으로 빛으로 전하는 행복이란 슬로건 아래 제4회 제주 등 축제가 열렸다.

지난 6월부터 제주등축제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많은 봉사자들이 등을 만들었다. 초보자들은 전문가로부터 등 만들기 교육을 받은 후 먼저 골조를 만들고, 한지를 입히는 배접 과정을 거쳐 채색을 입히는 일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등을 만든 한 봉사자는 등을 만들기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사랑과 정성 기도 정진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만들었다.”고 했다. 천천히 시간과 정성이 깃들지 않고서는 품격 있는 등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선조들이 제작 방식을 따르면서도 21세기 시대 현실에 걸맞게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나름대로 개성 있는 등을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래서 행사장 입구에는 뽀로로 시리즈, 피카츄 시리즈, 상어가족 등이 있어 어린이들의 눈을 붙잡고 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을 찍는 핸드폰 셔터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또한 목어, , 운판, 한라봉, 하트, 물고기, 범종, 수박 등 소형 등이 많다. 장엄 등으로는 4·3 평화, 청룡, 황룡, 법구, 연꽃, 삼현육각, 돌하르방, 수문장 등이 장엄하고 있다. 작은 등과 중·대형 등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등을 밝히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코로나19로 답답하고 우울한 사람들을 힐링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과 건강. 행복을 발원하는 뜻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유네스크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 연등회가 등재됐다. 이유는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과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고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수행 한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등 축제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다. 내년에는 코로나19도 사라져서 더 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동참하는 성대한 축제로 거듭났으면 한다. 그래야 계승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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