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민·관 갈등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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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 “삼양·화북 하수 유입 안 돼” vs 道 “비상 시 하수 유입돼야”
월정리-상하수도본부, 타협점 찾지 못해 두 달째 약품수송 차량 진입 못해
증설공사 현장에는 마대 550개에 담은 슬러지 두 달째 보관 중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내 증설공사 현장에 쌓아 놓은 마대에 담긴 슬러지 전경.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내 증설공사 현장에 쌓아 놓은 마대에 담긴 슬러지 전경.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놓고 민·관이 두 달 가까이 팽팽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10일 월정리(이장 김창현)에 따르면 해양 생태계 복원과 바다 정화를 위해 삼양·화북동지역 내 5만 인구가 배출하는 하수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는 비상상황 시 유입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창현 이장은 “동부하수처리장의 방류수 배출로 마을 공동어장에 톳과 소라 등 해산물이 현저히 감소했고, 해조류가 사라져가는 백화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마을 차원에서 수중촬영을 했다”고 성토했다. 김 이장은 이어 삼양·화북동에서 월정리까지 연결된 하수관로 철거를 주장했다.

이에 반해 안우진 도상하수도본부장은 “자연재난 등 비상시에는 구좌지역 하수를 성산에서도 처리해야 한다. 삼양·화북지역 하수는 도두하수처리장에서 처리를 하되, 비상시에는 동부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관로를 연결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이어 “조천·구좌읍지역 4만 인구가 배출하는 하수 처리마저 포화에 이르러 하루라도 빨리 처리장을 증설해야만 방류수의 적정 수질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관이 타협과 양보가 없는 가운데 월정리 일부 주민들은 주·야간 동부하수처리장 내 차량 통행을 막으면서 침전조에 쌓인 슬러지(찌꺼기)를 외부로 반출하지 못해 악취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동부하수처리장 내 증설공사 현장에는 현재 슬러지를 담은 마대 550개(270t)가 쌓여 있다.

더구나 약품수송 차량도 들어오지 못해 하수에 녹아 있는 ‘인(P)’의 농도를 희석하지 못해 방류수 기준을 초과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도상하수도본부는 월정해안에서 길이가 1340m에 이르는 배출관으로 먼 바다에 방류수를 배출하는 만큼, 연안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며, 마을어장의 해산물 감소는 월정뿐만 아니라 도내 전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도상하수도본부는 453억원을 투입, 1일 하수 처리량 1만2000t의 동부하수처리장의 처리량을 2만4000t으로 두 배 늘리는 증설 공사를 지난해 11월 18일 착공했다. 준공 목표는 2024년 7월이다.

월정리 일부 주민들이 공사차량 출입을 막으면서 가설 울타리 설치 등 기초공사는 두 달째 중단됐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내 증설공사 현장에 쌓아 놓은 마대에 담긴 슬러지 전경.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내 증설공사 현장에 쌓아 놓은 마대에 담긴 슬러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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