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동반자, 방사성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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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前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식품처리에 코발트-60(Co-60, 질량수) 또는 세슘-137(Cs-137)이 생성하는 방사선을 0.31kGy(kilogray) 정도 사용하는 것을 인정했다. 방사 방법은 의료품을 살균하는 데 이용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식품이 방사성 근원인 코발트 등과 접촉되지 않으면서 감마선이 식품을 투과해 박테리아를 사멸시킨다. 방사선은 박테리아가 분열·성장하는 활동을 정지시키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죽는다.

방사선과 동일한 목적으로 식품을 요리하거나 가열한다. 열과 같이 방사선은 식품의 세포가 분열하거나 성장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식품 그 자체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 따라서 방사된 식품은 소량의 비타민 B, C가 손실될 수 있지만 해롭지는 않다.

최근에는 토마토와 딸기를 완전히 성숙시켜 보존기간을 연장하려 할 때 이들에 방사선을 조사시킨다. FDA는 돼지고기, 가금류, 쇠고기 등에 감염을 줄이고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방사를 인정했다.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는 달에서 방사된 식품을 먹었다. 미국의 몇몇 병원에서는 환자들 사이의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방사된 가금류를 사용한다.

이와 같이 방사 방법을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용하지만, 음식물에 방사성원소가 내포돼 있다. 음식에서 방사성은 주로 알파입자를 방출하는 폴로늄(Po)-210으로부터 나온다. 물론 납(Pb)-210과 비스무트(Bi)-210의 베타입자 방출로부터도 나온다.

상당한 농도의 폴로늄이 생선의 근육이나 연체동물 등의 해산물에서 검출된다. 북극의 추운 지방에 사는 순록들은 지의류(이끼)를 즐겨 먹기 때문에 Pb-210Po-210을 몸에 축적하게 된다. 지의류는 Po-210의 농축효과가 크다.

그래서 이 동물들을 먹고 사는 북극 근처의 사람들은 이들 두 동위원소 각각으로부터 140Bq1400Bq의 조사량을 받는다. 정상인들의 40Bq에 비하면 높은 조사량이다. 납과 같은 대부분의 알파선 방출 물질이 뼈의 미네랄에 축적되지만, 폴로늄은 섭취 후에 부드러운 조직에 퍼지면서 납으로 붕괴돼 뼈에 도달한다.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칼륨(K)25여 종의 다양한 동위원소가 알려져 있다. 이 중 자연적으로 산출되는 것은 안정 동위원소인 K-39, K-41과 방사성 동위원소인 K-40이다. K-40의 자연존재량은 0.0117% 정도이다.

K-40 이외에 많이 존재하는 방사성핵종은 C-14이며, 이외에 루비듐(Rb)-86, Po-210, Pb-210 등이 인체 내에 존재하는 천연 방사성핵종이다. 결국 식물과 사람도 천연 방사성핵종과 동반자로 생활하는 것이다.

K-40은 식품 중에도 가장 많이 존재하는 천연 방사성핵종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을 통해 인체에 섭취되는 K의 농도는 생리적으로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인체 내 K-40의 양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평균 성인(70)은 약 140gK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천연 방사성원소인 K-40의 자연존재량이 0.0117% 이므로 평균 성인에게는 16.4, 또는 2.47x10^20 개의 K-40 원자가 있는 셈이다. 이로부터 4250Bq, 70인 몸 전체에서 초당 4250번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결과이다.

토양에는 천연 방사성원소 중에서 주로 우라늄, 토륨, 라듐 등이 미량 포함돼 있다. 폐 안에는 호흡에 의해 섭취된 기체상의 라돈에서 발생된 몇 가지 핵종이 존재한다. 천연 방사성핵종은 주로 음식물이나 호흡에 의해 인체에 섭취되므로 거주지역의 지질이나 생활 습관에 따라 큰 편차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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